내포신도시 청소년문화의 집 건립계획, 접근성 떨어져 실효성 의문 지적
내포신도시 청소년문화의 집 건립계획, 접근성 떨어져 실효성 의문 지적
  • 이은주
  • 승인 2019.01.3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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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 홍북읍 대동리 일원 축사부지 활용 건립계획...청소년 입장에서 조성되어야
내포신도시 내 아동통합지원센터, 가족통합지원센터와 중복시설 우려제기

청소년문화의 집 건립 예정 부지
청소년문화의 집 건립 예정 부지

홍성군이 홍북읍 대동리 일원 축사부지를 활용해 내포신도시 청소년들을 위한 청소년문화의 집 건립을 추진하는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홍성군은 내포신도시 청소년 인구증가에 따른 청소년문화공간 조성을 위한 ‘청소년문화의 집’을 홍북읍 대동리 일원(178-1외 18필지-축사부지 13필지 추가부지매입 6필지)에 총사업비 63억여원(부지매입비 45억원)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2022년 완공을 목표로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군이 계획 중인 청소년문화의 집에는 체육활동실, 청소년카페, 작은도서관, 강좌실, 동아리방, 상담실, 체육시설(축구, 농구장 등), 야외공연장 등의 시설을 갖춰 건전한 청소년 활동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홍북읍 대동리 일원의 축사부지를 활용한다는 계획으로 사업이 추진될 시 국비 80%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서 우려하고 있는 것은 우선 접근성 문제이다. 청소년문화의 집은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문화 공간, 만남과 휴식의 공간, 정보의 공간을 제공해 청소년들의 자율적인 참여로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주고자 설립된 청소년 시설이다. 하지만 군이 건립계획인 홍북읍 대동리 일원은 내포신도시 아파트 단지 외곽에 위치해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이용하기에는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또한, 이미 군은 19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내포신도시 내(홍북읍 신경리)에 지상 5층, 지하 2층 규모의 전국 최초 가족통합지원센터를 설립한다는 계획으로 4층 전체(150여평)를 청소년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내포신도시 엘에치 아파트에 설립한 아동통합지원센터 내에 청소년동아리방이 마련되어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복시설로 청소년문화의 집 건립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홍성군의회 김기철 의원은 “청소년문화의 집은 청소년들이 방과후 잠시잠깐이라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또한, 주변 시설과 연계활동이 가능해야 청소년들의 이용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며 "광천청소년문화의 집 사례를 보더라도 접근성이 부족해 청소년들의 이용률이 낮아 활용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미 내포신도시에 청소년을 위한 시설을 건립하고 청소년문화의 집을 건립할 경우 준공시기도 비슷하게 맞물려 시설에 대한 활용도가 낮을 듯 하다”며 “충분한 검토와 의견 수렴없이 인프라를 고려하지 않고 건립되는 시설은 자칫 주인 잃은 시설로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지역 특성을 고려해 노인층이 많은 원주민들을 위한 시설을 건립하는 것이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김 의원은 “홍성읍 청소년들은 사실상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 없다. 역세권 주변에 청소년문화의 집을 건립한다면 접근성이 높아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청소년 시설을 원하고 있는 내포신도시 주민들의 생각도 김 의원의 의견과 별반 다르지 않다.

중학생 자녀를 둔 임기혁씨는 “학교가 내포신도시 내 위치해 있는 상황에서 청소년들이 여가활동을 즐기기 위한 시설을 마련한다면 도심지에 건립해 청소년들이 실제로 걸어가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하며 주변의 다양한 시설과의 연계가 이뤄져야 한다”며 “주민들은 홍북읍사무소 부지도 내포신도시 내 건립되기를 원했는데 결국 주민 의사와 상관없이 구도심에 부지를 선정했다. 신도시에도 남아도는 부지가 많은데 굳이 도심지 외곽에 설치할 필요가 있는 지, 단순히 축사폐업 보상을 위한 짜맞추기 사업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반문했다.

효성아파트 주민 안아무개씨는 “엘에치 아파트에 마련된 아동통합지원센터도 사실 도보로 이용하기에는 불편하다. 매번 부모가 데려다 줄수도 없고 만들어 놓고 이용자가 없으면 그때는 어쩔 것인가"라며 “청소년 시설은 언제든 쉽게 드나들고 부모들도 마음놓고 보낼 수 있는 곳에 건립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다른 주민은 "아이들이 가고 싶을 때 언제든 갈 수 있어야 한다. 부모가 데려다 주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또한, 미세먼지로 인해 야외 활동을 꺼리는 상황에서 실외에 체육시설을 조성한다고 해도 어느 부모가 아이들을 밖에 놀게 하겠는가. 차라리 주민과 청소년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대규모 실내체육관을 건립하는 것이 더 좋을 듯 하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이 같은 걱정이 충남도의회 이종화 의원은 도교육청에 미세먼지 등 변화된 환경에 따라 학생들이 학습건과 건강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실내체육관 건립 추진을 촉구한 바 있다.

청로회 이철이 회장은 “청소년을 위한 시설은 접근성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한다. 어른들 기준에서 만들어 놓으면 청소년들이 올 것이란 생각은 시행착오다”라며 “소규모 시설이라도 청소년들이 제약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청소년 관련 시설을 마련할 때는 적어도 청소년들이 원하는 공간은 어디인지, 무엇이 부족한지, 또 어떤 공간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청소년 또는 관련 전문가나 관계자들과의 충분한 의견수렴을 통해 건립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현재 홍성읍의 청소년들이 마음 편하게 이용할 만한 시설이 없다. 청소년수련관이 있지만 협소한 공간으로 인한 시설이 부족하고 접근성도 떨어져 청소년들이 PC방 등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학교별로 동아리방을 마련해 줄 수 있는 청소년 시설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군은 청소년 문화, 복지 복합공간으로 원도심과 신도시의 균형발전과 쾌적한 공간마련을 위해 최적지라는 입장이다.

홍성군 교육체육과 고영대 과장은 “내포신도시 인구증가와 함께 청소년들의 문화공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청소년을 위한 문화, 복지가 결합된 복합공간으로 충분한 부지를 확보해 체육시설, 야외공연장 등을 보강한 쾌적한 공간을 조성하고자 한다.”며 “중복시설 우려가 있는 가족통합지원센터 내 청소년 시설에 대해 해당 부서와의 협의를 통해 최소화하고 다른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접근성 지적에 대해서는 “사실상 내포신도시와의 거리가 120미터(엘에치아파트 기준)로 충남도와 협의해 4차선 진입도로를 개설하고 버스노선을 개편하는 등 청소년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성읍 청소년시설 마련에 대해서는 "홍성군장애인체육센터 부근에 군민과 청소년이 즐길 수 있는 놀이문화공간 조성을 위해 국민청소년체육센터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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