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에서 온 편지 “모두가 천사이고 영웅입니다”
속초에서 온 편지 “모두가 천사이고 영웅입니다”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9.07.03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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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산불발생 3개월, 속초시장 도움 준 국민들께 감사인사 편지 보내

내포신도시 주민 안정미씨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뜻밖의 편지 한통을 받고 감사함에 눈시울을 붉혔다.

속초에 아는 지인이 없기에 편지를 받을 일이 없던 안정미씨는 겉봉투에 “속초시장 김철수 드림”이라고 쓰여져 있는 것을 보고 악몽같았던 지난 4월의 속초산불을 다시금 떠올리게 됐다.

지난 4월 4일, 속초에 대형산불이 발생해 TV를 통해 지켜본 온 국민의 가슴을 새까맣게 태웠다.

속초시에 따르면 당시 산불로 인해 속초시 북부지역 170ha에 이르는 면적에서 가옥과 상가, 숙박 및 대규모 관광시설 등 2600여 시설이 전소되거나 유실되어 약 700여억원의 재산상 피해를 입었다. 이 중에서도 가옥을 잃은 200여명의 이재민들과 생활터전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너무 컸다.

이러한 커다란 재앙 속에 우리 국민들은 또다시 단합된 힘으로 따뜻한 마음이 가득 담긴 구호품과 성금을 보내고 화재현장에서 헌신적으로 도움을 주는 등 이재민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함께 힘과 용기를 줬다.

자식의 돌반지를 선뜻 보내준 아버지, 힘내라는 깨알 같은 따뜻한 손 편지와 함께 돼지저금통을 보내준 초등학생, 전국 각지에서 보내준 수많은 생필품과 가전제품, 성금(상품권), 정성껏 빵을 만들어 보내준 제과점 사장,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생산 중인 물품을 보내준 기업, 그리고 생업을 포기하고 화마의 현장에서 구호품 배부 및 관리 현장에서 헌신적으로 힘을 보태준 자원봉사자들, 화마로 피폐해진 이재민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여러차례 발걸음을 해준 의료진.

이 같은 온 국민이 힘과 용기를 전해준 덕분으로 현재 이재민들을 임시주택(컨테이너 하우스)에 입주해 안정을 찾는 등 원상복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에 속초시에서는 도움을 준 국민들에게 감사인사 편지를 보낸 것이다.

편지에는 김철수 속초시장의 국민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가득 담겨있었다.

김 시장은 “갑작스런 화마로 모든 것을 잃고 마음까지 새까맣게 타버린 이재민과 소상공인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함께 힘과 용기를 주신 천사님들께 드립니다.”라고 서두를 시작했다.

김 시장은 “화마가 할퀴고 간 자리는 참혹하고 처참했지만 온 국민들께서 보듬고 지나간 자리는 눈부시고 따뜻했으며 아름다웠다.”라며 “모두가 천사이고 모두가 영웅이다. 8만 속초시민과 함께 머리숙여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김 시장은 “한 없는 정성과 격려를 담아 보내주신 물품들, 아끼고 소중하게 사용하겠다. 이제 온 국민들께서 보내주신 성원과 격려를 등에 업고 힘차게 일어서겠다.“며 “앞으로 더 이상 이러한 참혹한 재해는 없어야 하겠지만 속초시민 모두 전국 어디라도 어렵고 힘든 일들이 생긴다면 제일 먼저 발벗고 나서겠다. 국민들께 받은 사랑, 두배 세배로 갚고 또 갚아나가겠다.”고 편지를 마쳤다.

산불발생 소식을 접하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주변 지인들과 함께 생필품 등 구호물품을 보냈던 안정미 씨는 “당시 안타까움에 발만 동동 구른 채 비라도 내려주길 간절히 바랬다. 너무도 큰 재앙에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지인들과 함께 십시일반 모은 구호품을 보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랬다”라며 “정성가득한 감사편지를 받을 줄은 몰랐다. 배려도 나눔도 받아본 사람이 더 크게 배려하고 더 많이 나누는 것 같다. 많이 받았기에 작지만 나눌 수 있게 되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루 빨리 복구되어 이재민들이 일상생활을 하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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