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간 명절 차례상이 미리 차려지는 이유는?
16년간 명절 차례상이 미리 차려지는 이유는?
  • 이은주 기자
  • 승인 2020.01.2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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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로회어머니봉사회, 차례음식과 용돈 준비해 독거노인께 전해드려

윤옥렬씨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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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을 이틀 앞둔 23일, 청로쉼터 주방에서는 벌써부터 떡국 떡과 각종 전, 삼색나물, 조기, 과일, 차례주 등 차례음식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청로회어머니봉사회에서 청로회 학생들과 함께 지역의 독거노인들에게 전달하기위한 차례음식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청로회어머니회에서 독거노인들에게 차례음식을 전하게 된 것은 16년전, 청로회 이철이회장이 명절을 맞아 평소 돌봐드리던 독거노인 댁을 방문한 후 시작됐다.

당시 홀로지내시던 할머니는 평생을 제사한 번 제대로 지내지 못한 죄스러움에 고개를 떨구시고 눈물을 보이셨다고 한다.

당시 86세이셨던 할머니는 16세 어린나이에 시집을 갔지만 아이를 못낳는다는 이유로 18세에 이혼을 당하고 쫒겨나셨다고 한다. 이후 숱한 고난 속에 근근히 생활하며 홀로지내시던 할머니를 이철이 대표가 알게 된 후 꾸준히 돌봐드리던 중 할머니의 한탄을 들었다고 한다.

할머니는 “나도 여자인데 살면서 평생을 꽃 한번 못 받아보고 부모님 제사상 한번 차려드린 적이 없다”며 눈물을 보이셨다.

이 같은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들은 이철이 대표는 어르신들이 마음의 짐을 덜어드려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이후 2004년부터 청로회에서는 독거노인들에게 꽃다발과 함께 차례음식을 전하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정성껏 마련된 차례음식은 홍성읍 독거노인 30명에게 전달되어 가슴 따뜻한 명절을 보낼 수 있게 해드렸다. 관의 보조가 아닌 지역 내 독지가들의 후원을 받아 마련해야 하기에 대상이 한정적으로 홀로사시며 몸이 아파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을 우선 선정해 전해드리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변한 것이 있다. 그동안 꽃다발을 전해드리던 것을 이제는 세배돈을 전해드리고 있다. 이는 홍주중학교 2학년인 조수혁 학생이 초등학교 졸업을 하면서 받은 장학금을 어르신들께 용돈을 드리면서 시작된 것이다.

이철이 대표는 “어르신들의 살아생전 한이라도 없게 해드리려고 준비해드린 것이 어느덧 16년이나 지났다. 늘 함께해주고 있는 청로회어머니봉사회와 학생들에게 감사하다."며 '이제는 돌아가신 분들도 많으시지만 조금이라도 마음의 짐을 덜어드릴수 있게 해드린 것 같아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때만 되면 단순히 사진을 찍기 위한 형식적인 나눔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이 담긴 정성스런 음식을 전해드리는 것이 진정한 나눔이다.”며 “많은 분들에게 전하고 싶지만 여건상 그러지 못해 안타깝다. 관주도가 아닌 민간단체에서 자발적으로 나서서 좀 더 많은 분들이 소외되지 않고 따뜻한 명절을 보낼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홍성의료원과 홍성군청 신인환 축산과장, 오준석 의회사무국장, 백제식품, 달수네 떡집, 현대철망 등에서 매년 독거노인들의 차례음식 준비를 위해 도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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