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랏차차’ 우리마을 최고 일꾼은? ‘들돌’로 활력 되찾은 은하면 대천마을
‘으랏차차’ 우리마을 최고 일꾼은? ‘들돌’로 활력 되찾은 은하면 대천마을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7.10.16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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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주도 농촌마을 특색사업 발굴...'돌덩이', '복덩이' 되어 마을발전 이끌어

날로 가속화되고 있는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농촌사회가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돌덩이’ 하나로 마을 주민 간 화합을 도모하고 마을 발전을 이끌어 활기를 되찾은 마을이 있다.

50세대, 100여명의 주민이 모여 사는 홍성군 은하면 대천마을은 경주김씨의 집성촌으로 14대가 대를 이어 살아가고 있다. 여느 시골의 농촌마을과 다름없이 주민 대부분이 연세가 칠팔십 정도 된 노인들이 주를 이룬다. 마을마다 어린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은 찾아 볼 수가 없고 아기 울음소리도 사라진 지 오래다.

이에 대천마을 김지세(52) 이장을 주축으로 마을 주민들은 머리를 맞대고 특색 있는 마을로 만들기 위한 고민을 한 끝에 예로부터 전해 내려온 ‘들돌’을 착안해 마을 특색사업으로 발굴해 냈다.

조선시대 머슴 연봉책정기준 ‘들돌’...주민주도 ‘제3회 은하봉 들돌축제’ 대성황

‘들돌’은 조선시대 양반네들이 농사일을 해주고 받는 머슴들의 품삯을 정하기 위한 수단으로 120키로 돌덩이를 동아줄에 묶어 몇 발을 앞으로 나가느냐에 따라 결정지어졌다고 한다. 현재의 연봉협상 단계로 볼 수 도 있다. 들돌의 크기는 마을의 경제력과 반비례하여 부촌은 가볍고, 가난한 마을은 무거웠다고 한다. 이후 ‘들돌’은 정월 대보름·추석 등의 명절 때 마을의 힘센 장사를 가리기 위해 민속놀이로 전해내려 오고 있다.

지난 주말, 마을 주민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흥겹고 활기찬 하루를 보낸 “제3회 은하봉 들돌축제”가 개최됐다.

마을주민이 화합하고 즐길 수 있는 주민주도의 마을 공동체 축제인 ‘은하봉 들돌축제’에서는 공동체 놀이(2인3각), 부부 싸움하는 날, 귀농인과의 화합경기, 고무신 멀리 벗어던지기, 들돌들기, 제가차기, 동전치기 등 전통 민속놀이 프로그램과 문화공연 및 노래자랑 등 다양한 볼거리로 모처럼 주민 모두가 흥겨운 시간을 함께 하는 자리가 되었다.

2014년 살기좋은 희망마을로 선정된 은하면 대천마을 주민들은 점점 침체되고 있는 마을의 활력을 불어넣고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아 주민주도의 첫 축제를 개최하게 됐다. 이후 객지에 있는 자식들도 부모님과 함께 성금을 내고 적극 동참해 2016년 두 번째 축제에는 마을주민들과 출향인들이 함께 하는 축제로 발전했다. 마을 주민 중 기초생활수급자인 3명의 주민을 제외한 마을 주민 모두가 자발적으로 참여한 전형적인 주민주도축제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전국적인 관심을 받게 된 대천마을의 ‘은하봉 들돌축제’는 농촌축제 지원사업에 선정되는 등 회를 거듭할 수록 발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문화복지사업에 선정돼 자립역량강화, 경관개선, 공동체 활성화 및 마을공동사업 기반 조성 등을 지원받게 됐다.

마을 화합을 위해 시골마을의 주민들이 주도해 시작된 작은 축제가 결국 마을발전을 이끄는 매개체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대천마을 김지세 이장은 “지난 해에 이어 세 번째로 개최하는 은하봉 들돌축제가 주민 스스로 계획하고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주민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을 이루며 회를 거듭할수록 발전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욱 성숙하고 주민자체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축제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 해 평균 60~70여명의 주민들이 사망하고 6~7명의 아이들이 태어나는 농촌마을의 인구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주민 스스로 마을 특색을 살려 침체된 마을을 되살리고 주민들에게 삶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대천마을의 생동감 넘치는 활기가 전국의 농촌마을로 번져나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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