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위해 고사리손에 움켜쥔 진정서...정인아! 지켜줄게!
친구위해 고사리손에 움켜쥔 진정서...정인아! 지켜줄게!
  • 이은주 기자
  • 승인 2021.01.15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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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월 딸 둔 박지영씨, 정인이 추모하며 눈물의 편지 써내려가
천개의 바람이 된 정인이가 수호천사 되어 아이들 지켜주길
박지영 씨는 “정인이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면서 어른인 제가 얼마나 부끄럽던지, 내 아이 낳고서야, 엄마가 되고나서야, 왜 이제서야 그 일들이 더 가슴 아프고, 더 눈에 들어와서 이제서야 진정서 한 장 쓴 건지, 잘못된 사회 시스템 탓 하기 전에 무심했던 제 자신이 너무 미웠다.”며 “지금이라도 아무것도 안한다면 세월이 흘러 아이가 엄마는 무엇을 했느냐는 질문에 너무도 부끄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영 씨는 “정인이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면서 어른인 제가 얼마나 부끄럽던지, 내 아이 낳고서야, 엄마가 되고나서야, 왜 이제서야 그 일들이 더 가슴 아프고, 더 눈에 들어와서 이제서야 진정서 한 장 쓴 건지, 잘못된 사회 시스템 탓 하기 전에 무심했던 제 자신이 너무 미웠다.”며 “지금이라도 아무것도 안한다면 세월이 흘러 아이가 엄마는 무엇을 했느냐는 질문에 너무도 부끄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양부모의 학대로 고통 속에서 16개월의 짧은 생을 살다간 정인이를 위한 추모와 국민적 공분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고사리 손으로 진정서를 움켜쥔 아가의 모습이 어른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정인이를 추모하며 쓴 한 엄마의 글이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내포신도시에 거주하는 정인이와 비숫한 또래의 전서윤 양은(태명 나무) 올해 1월, 16개월 된 여아이다. 나무의 엄마 박지영씨는 정인이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이후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 딸 같이 너무도 예쁜 정인이를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과 안타까움 때문이다.

박 씨는 부부 이름으로 진정서를 작성해 곧 이 사회에 직접 나와 살아갈 딸의 고사리손에 쥐어주고 우체국에 진정서를 접수했다.

박 씨는 밤잠을 이루지 못할 때면 새벽내내 정인이에게 편지를 쓴다.

“엄마 양수 같이 따사로운 햇살에, 꽃내음 가득한 푹신한 잔디밭에서 우리 나무랑 같이 무지개 미끄럼틀 타며 진정한 신남에 가득찬 소리를 꺄르르 질러봐! 괜찮아. 눈치보지 않아도 돼. 지지 뭍으면 어때! 다 놀고 이모가 털어 줄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나무처럼 마음껏 뛰고 뒹굴어봐! 재미있지? 넘어져도 괜찮아! 씩씩한 정인이가 힘내서 일어날 수 있게 이모가 앞에서 응원하며 기다려줄께! 힘내! 할 수 있어! 벌떡 일어나 이모한테 안기면 무릎 툭툭 털어주고 호~ 해줄께! ”

“정인아! 가슴 찢어지는 네 얼굴이며 온 몸에 얼룩진 검정 파랑 물감을 호~호~ 불어주고, 이모 손은 약손~ 나무 손은 약손~하고 살살 문질러서 원래 한번도 묻지 않았던 것 처럼 싹 지워줄께! 네 마음 속 검정 그림자에도 이모랑 나무가 사랑의 빛을 밝게 비추어줄게. 그럼 그 밝고 따사로움에 풀도 들꽃도 나무도 자라고, 벌 나비와 새도 날아들고, 예쁜 토끼와 꽃사슴도 뛰어놀겠지? 원래 네 것이었던 그 꽃동산 고운 마음을 우리가 다시 되찾아줄게!"

박지영씨는 “저희 딸 낮잠을 재우려고 제 품에 끼고 토닥이면서 꿈 속에서 정인이 만나거든 엄마아빠가 나무 마음 속에 가득가득 넘쳐 흐르게 쏟아주고 있는 마르지 않는 사랑을 정인이에게 많이 나눠주면서 안아주고, 뽀뽀해주고, 예쁘다 쓰다듬어주며 신나게 뛰어 놀고 오라고 한다.”며 “정인이가 생전의 공포와 질겁으로 가득찼던 울음소리와 괴로움은 다 잊어버리고 그 꿈 속에서 우리 딸과 만나 잠시나마 행복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영겁의 세월처럼 길게 느껴졌을 16개월이라는 시간동안 정인이는 스스로 선택하고 즐거워했을 순간이 얼마나 있었을까? 두 번째 생일조차 맞지 못하고 아름답고, 즐겁고, 행복한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짧은 생을 살다간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눈시울을 붉힌다.

박 씨는 “정인이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면서 어른인 제가 얼마나 부끄럽던지, 내 아이 낳고서야, 엄마가 되고나서야, 왜 이제서야 그 일들이 더 가슴 아프고, 더 눈에 들어와서 이제서야 진정서 한 장 쓴 건지, 잘못된 사회 시스템 탓 하기 전에 무심했던 제 자신이 너무 미웠다.”며 “지금이라도 아무것도 안한다면 세월이 흘러 아이가 엄마는 무엇을 했느냐는 질문에 너무도 부끄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인이를 위해, 같은 상처로 먼저 천사가 되었을 수많은 아가들을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뽀얗고 포동했던 모습 잃어버리고 축 늘어져서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괴로움을 울부짖고 있을 아이들 위해, 앞으로 태어날 귀한 아가들이 살아갈 더 새롭고 정의로운 사회를 꿈꾸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진정서를 써내려갔다.”며 “천개의 바람이 된 정인이가 모든 아이들의 수호천사가 되어 아동학대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부터 법, 시설 등 전반적인 사회시스템이 획기적으로 바뀌어가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 13일 정인이 양부모의 첫 공판이 열린가운데 검찰은 법의학자 등 전문가들의 사인 재감정을 통해 양모 장씨에게 살인혐의를 적용하겠다며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승인했다. 두 번째 재판은 다음달 17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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