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맛남의광장】치킨 집에서 어죽을 판다구요?
【홍성맛남의광장】치킨 집에서 어죽을 판다구요?
  • 이은주 기자
  • 승인 2021.03.1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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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맥보다 치어로 유명맛집...장곡면 조은치킨 김복순 대표

홍성군 장곡면소재지의 한 치킨집에 들어서면 손님들은 한결같이 어죽을 달라고 한다. 치킨집에 와서 어죽을 달라고 하는 손님들이 이상할 듯도 한데 손님이나 주인이나 너무도 당연스레 주문하고 주문을 받는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손님 모두가 치킨과 함께 어죽을 먹는다는 사실이다. 그야말로 치맥보다 치어로 유명한 맛집이다.

서천군에서 광천읍으로 시집와 살면서 2007년 장곡면에 치킨집을 오픈한 김복순 대표가 메뉴에 어죽을 추가하게된 것은 2012년부터이다.

면소재지다 보니 면민들과 가족같이 지내오던 김 대표는 치킨집 특성상 점심에 대접할 음식이 없어 고민하던 차에 어릴적 부친이 냇가에서 잡아온 붕어로 끓여주던 어죽을 떠올렸다.

부친이 끓여주던 투박한 맛을 내기위해 다양한 조리법을 고민하고 연구한 끝에 '복순어죽'이 탄생(?)한 것이다.

반신반의하며 치킨과 어죽을 주문해서 먹어보니 눈이 번쩍 뜨이게 하는 맛이다. 새 기름을 사용해 갓 튀겨나 온 치킨을 한입 베어 물면 바사삭하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바삭하고 고소한 튀김옷에 촉촉한 닭고기 육질을 느낄 수 있다.

이어 나온 어죽은 비린 맛 없이 담백하고 걸죽해 직접 담근 매콤하고 시원한 김치를 얹어먹으면 입안에 개운함이 느껴진다. 특이한 점은 어죽에 돼지고기를 넣어 담백함을 더해준다.

맛난 비법을 묻는 질문에 김 대표는 “어죽 육수를 끓일때 양을 늘리기 보다 걸죽하고 담백한 맛을 내기위해 정량으로 만든다.”며 “또한 감자, 호박, 돼지고기 등 지역 농축산물을 활용해 신선한 맛을 낼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손주들에게 치킨을 먹일때 깨끗한 새기름으로 튀겨주듯 손님들에게도 내 가족처럼 동일하게 대접한다는 정직함이 맛을 내는 비법이다.”라고 말했다.

또 하나 인기 있는 비결은 내 집 같은 편안함이다. 직원없이 14년간 치킨집을 혼자 운영하다보니 바쁜 점심시간, 면사무소 직원 등 단골손님들은 식당에 오면 으레히 알아서 필요한 것을 가져다 먹는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모두가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김 대표의 가장 큰 바램은 모두의 건강이다.

김 대표는 “제가 건강해야 손님들께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 드릴 수 있고 여러분들도 건강하셔야 맛있는 음식을 드실 수 있다.”며 “이름을 걸고 하는 만큼 앞으로도 맛있는 치킨과 어죽을 대접해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장곡면민들 모두 인심좋고 따뜻한 정이 가득하다.”며 “장곡면 광성리에서 오서산을 오르는 등산로가 있지만 잘 모르시는 듯하다. 계단을 오르기 힘드신 분들은 광성리 등산로를 이용해 등산하시고 장곡면에도 많이 찾아와 달라.”고 당부했다.

치킨집에서 어죽을 판매할 수 있는 것은 대형 프랜차이즈가 아닌 한데 어우러져 사는 작은 시골마을 주민들이 서로 배려하며 돈독한 정으로 어우러져 살아가기 때문이 아닐런지.

한편, 조은치킨은 장곡파출소 앞에 위치해 있으며 오전 9시에 문을 열고 오후 9시까지 영업한다. 한 달에 두 번 쉬기 때문에 주말에도 치킨과 어죽을 맛볼 수 있다. 주소는 장곡면 홍남동로 480번지이다.

조은치킨 김복순 대표
조은치킨 김복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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