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천에 석면피해기록관 설립 필요...석면 폐해 알려 주민 건강권 확보해야
광천에 석면피해기록관 설립 필요...석면 폐해 알려 주민 건강권 확보해야
  • 이은주 기자
  • 승인 2021.04.3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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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구제법 시행 10년 진단-2】석면환경안전관리 모델로 충남지역 석면피해문제 해결해야
2021년 3월까지 석면피해 구제인정자 5002명 중 38%인 1902명이 충남주민들인 것으로 볼 때 경기도, 서울, 부산 등보다 훨씬 많은 석면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광천지역의 석면광산은 일제에 의해 1938년부터 약 40여년간에 걸쳐 개발, 가동된 아시아 최대 규모다. 이에 2009년부터 2014년까지 광해관리공단에서 석면광산을 복원하고 오염 토양을 정화했지만 지속적인 안전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다.
2021년 3월까지 석면피해 구제인정자 5002명 중 38%인 1902명이 충남주민들인 것으로 볼 때 경기도, 서울, 부산 등보다 훨씬 많은 석면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광천지역의 석면광산은 일제에 의해 1938년부터 약 50여년간에 걸쳐 석면 개발이 이뤄진 국내 최대 석면광산이다. 이에 한국광해관리공단은 지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석면광산 일대에 산림 복구와 토양 복원 사업을 실시해 157ha(축구장 크기의 약 193배)에 대한 광해방지사업을 완료했다.
석면피해 토론회에서 영상으로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전하는 정지열씨
석면피해 토론회에서 영상으로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전하는 정지열씨

1943년생인 정지열씨는 충남 홍성군 광천지역의 석면광산으로부터 200미터 인근지역에서 태어나 17년간 석면오염 환경에서 거주했고 1년간 석면광산일을 했다. 이후 2008년 석면폐 2급 진단을 받고 7년뒤 2015년 석면폐 1급으로 상태가 악화되다 4년뒤 2019년 7월 석면 폐암 말기 진단을 받고 투병중이다.

홍성지역의  석면피해 인정자는 849명(생존자 693명)으로 이중 대부분이 광천과 결성, 은하지역의 주민이다. 이처럼 홍성을 비롯해 예산, 보령, 청양 등에는 정지열씨와 같은 석면 피해자가 많은 상황이다.

이에 대표적인 석면광산지역인 광천지역에 석면기록관을 설립해 충남지역 석면피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악성중피종 석면암 진단을 받은 이성진 활동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표면에 발달하는 석면광맥의 지형적 특성 때문에 1940년대 일제에 의해 충남지역에서 수십개의 석면광산이 개발되었고 이후 1980년대 초까지 가동되다 안전조치 없이 방치되어 주민들이 고농도의 석면오염 환경에 오랫동안 거주해왔다.

또한, 자연석면도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있지만 충남지역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높은 상황이다.

2021년 3월까지 석면피해 구제인정자 5002명 중 38%인 1902명이 충남주민들인 것으로 볼때 경기도, 서울, 부산 등보다 훨씬 많은 석면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피해인정자중 석면폐증이 2976명으로 전체 60%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점이다.

특히, 광천지역의 석면광산은 일제에 의해 1938년부터 약 50여년간에 걸쳐 석면 개발이 이뤄진 국내 최대 석면광산이다. 이에 한국광해관리공단은 지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석면광산 일대에 산림 복구와 토양 복원 사업을 실시해 157ha(축구장 크기의 약 193배)에 대한 광해방지사업을 완료했다.

지난 28일 광천읍사무소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석면문제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이성진씨는 만18세에 석면악성중피종 진단을 받고 한쪽 폐를 절제 수술을 한 후 1년 6개월간 투병생활을 해오며 올해로 석면암 진단을 받은 지 11년이 되었다

이성진씨는 “석면광산의 지질, 지형학적 특성상 지표면 가까이 광맥이 발달해 논밭농사일과 건축, 도로공사 등의 토지이용에서도 석면문제가 발생한다.”며 “광천지역에서의 석면문제와 피해에 대한 일상적인 안내와 교육홍보 및 경각심 고취를 위한 경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석면문제는 2005년부터 15년간 한국시민사회와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사회의제화하고 피해구제법 제정 등의 해결방안을 제시해 문제해결을 주도하고 있어 이를 기록할 필요가 있다.”며 “일본 센난지역에서는 2019년 4월, 석면피해자를 진단하고 치료했던 의사 카지모토 선생의 유족이 개인적으로 노력해서 석면피해 기록관 ‘아뜨리에 센난 석면관’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일본 센난지역은 소사카 인근의 작은 시로 100년동안 일본 내의 중소규모 석면방직사업이 존재해 온 곳이다. 센난시와 한난시에만 200여개의 크고 작은 석면방직공장이 가동되었고 지금도 그 흔적이 여기저기에 남아 있다.

2차대전때 일본으로 자발적으로 건너갔거나 징용되어 갔던 한국인들이 전후에 직업을 찾아서 센난지역으로 갔고 그 곳에서 노동자로 혹은 소규모 공장의 운영자로 살다가 석면에 노출되어 1세 혹은 2세가 석면질환피해를 입은 사례가 있다.

이성진 씨는 “석면피해자를 위한 석면문제에 대한 역사적 기록에 따른 교훈으로 사전안전교육을 통한 앞으로 발생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석면기록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석면폐증 2급 진단을 받은 박공순 씨는 “전에 피해자들이 만나서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큰 위로가 됐다.”며 “피해자들 입장에서 지원에 대한 정보를 안내받고 피해자들이 소통할 수 있는 기록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신은미 사무국장은 “과거의 석면문제도 문제이지만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도 발생할 수 있어 잠재적인 피해자들과 석면문제 해결을 위한 석면기록관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김유태 운영위원은 “충남지역의 석면광산과 석면이 함유한 지형도를 만들고 석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사업전개가 필요하다.”며 “최근 10대와 20대에서도 석면피해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석면기록관의 필요성에 공감한다. 석면으로 인한 고통과 석면에 대한 정보를 알려 석면에 대한 폐해로부터 주민들의 건강권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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