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군의회 마지막 행감...특별한 이슈는 없었다.
8대군의회 마지막 행감...특별한 이슈는 없었다.
  • 이은주 기자
  • 승인 2021.06.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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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보고 인지? 행감인지?...단순 업무 지적 수준에 그쳐

제8대 홍성군의회 마지막 행정사무감사가 끝났다. 지난 11일부터 12일간의 일정으로 실시된 행감을 지켜본 군민들은 깊이 없는 형식적인 감사에 그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이번 행감은 사실상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9대 군의회에서 또 다시 의정을 맡길 수 있는 지에 대해 지난 3년간 의원들의 역량과 자질을 검증하는 중요한 자리이기도 했다.

의원들이 역량을 발휘해 줄 것이라 기대했지만 기대와는 달리 특별한 이슈 발굴 없이 대부분 지난해 군정질의와 업무보고를 통해 지적된 사항들로 다소 맥 빠진 분위기 속에서 끝이 났다.

일각에서는 현안에 대한 날 선 추궁도 제보를 바탕으로 한 폭로도 없었다며 공무원들의 표를 의식해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행감에 임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우려스런 목소리까지 나왔다.

핵심없는 방만하고 동일한 자료요구...형식적 추궁
맹탕감사 면했지만 ‘재탕, 삼탕’ 우려먹기식 여전

행정복지위원회 행정사무감사 모습 사진-홍성군의회
행정복지위원회 행정사무감사 모습 사진-홍성군의회

이번 행감에서 의원들의 자료 요청건수는 26개 실과사업소에 총 220건으로 지난해는 273건, 2019년 278건, 2018년 231건이었다.

요구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친환경농정발전기획단 운영(2018년~2021년) ▲마을회관 현황(2018년~2021년) ▲관내산업단지 조성현황(2018년~2021년) ▲전통시장 활성화(2019년~2021년) ▲축산브랜드 파워강화 방안(2018년~2021년) ▲귀농귀촌활성화 지원(2018년~2021년) ▲폐교활용방안 계획 및 추진방향(2019년~2021년) ▲조류탐사과학관 및 수산물 웰빙체험관 활성화(2019년~2021년) ▲내포신도시 상업지역 특화거리 조성(2018년~2021년) 등 매년 동일한 자료요구에 일년치 자료만 추가됐을 뿐 집행부 답변 역시 별반 다를 것 없이 내용이 거의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듯 표면적으로 드러난 내용이 전부인 자료에 의존해 의제를 찾다보니 깊이 파고들지 못한 채 매년 반복되는 지적에 단순 민원 지적 수준에 그쳤으며 그나마 일부 의원들의 간간히 심도있는 질의로 맹탕감사는 면했지만 ‘재탕, 삼탕’ 우려먹기식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원도심 공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도시 활성화를 위한 대책에 대해 심도있게 지적하는 것이 아닌 매년 지적해온 사항을 또다시 형식적으로 추궁하는 선에 그쳤다.

의원들도 이를 의식한 듯 “매년 지적하고 있다”라는 말로 질의를 시작했다.

또한, 하나의 의제를 두고 의원들이 반복해 질문하고 부서장은 또다시 반복해 답변하는 상황이 연출되는 등 충분한 자료검토와 사전공부가 부족했음을 드러내보였다.

행감의 시작은 자료요구이다. 문제의 핵심을 파악해 집행부에 요구한 자료를 토대로 행감 방향이 결정되는 것이다.

하지만 주요사업에 대한 문제점을 파악해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자료를 요구하는 것이 아닌 사업전반에 대한 총체적인 자료를 요구하다보니 집행부는 집행부대로 방만한 자료요구에 행감 시작도 전에 지친다는 볼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더욱이 의원들의 잦은 호출로 인해 정작 업무가 마비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일부 공직자들의 불만 아닌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군정 문제점을 집행부에 묻는 의원들
집행부 제시한 문제점 지적후 질의 끝나

산업건설위원회 행정사무감사 모습 사진-홍성군의회
산업건설위원회 행정사무감사 모습 사진-홍성군의회

행감은 집행부의 부서장이 소관업무를 브리핑 한 후 의원들은 해당 부서 업무의 진행상황을 물으며 만전을 기해달라고 부탁하고 부서장은 최선을 다하겠다는 판에 박힌 대답을 한 후 끝이 난다. 뒤이어 또 다른 부서의 행감이 똑같은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와 함께 일부 의원들은 자료를 요구하면서 군정에 대한 문제점과 향후대책 등 집행부의 의견을 물었다. 이후 행감장에서 집행부가 제시한 문제점만을 지적한 채 개선해줄 것을 요구하고 그 사안에 대한 질의는 끝났다. 매년 반복되는 문제제기에 그친 채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번 행감에서 의원들은 단 한명도 이석하는 일 없이 행감내내 자리를 지킨 것은 유일하게 칭찬할 만 하다.

코로나로 힘든시기를 겪고 있는 군민들은 보다 획기적이고 추진력 있는 군정을 원한다, 이를 위해서는 군민의 대변인으로 내세운 군의원들이 역량을 십분 발휘해주길 바라고 있다.

이번 행감을 지켜본 군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의원들의 노력과 자질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시간만 때우면 된다는 집행부의 얼버무리는 식의 답변 역시 군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는 평이다.

광천읍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행감 끝나고 지난해 개선되지 않은 것 한 가지라도 개선되게 하는 것이 의원 본연의 업무일 것이다.“라며 ”하지만 이번 행감에서는 문제점에 대해 파고드는 예리함도 없었고 이를 위한 치열함도 없었다. 의회 존재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홍성읍에 사는 한 주민은 “의원들이 행감을 위해 공부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차라리 형식적으로 할 것이면 행감을 폐지하는 것이 낫다.”고 비난했다.

내포신도시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내포신도시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다양한 질책이 쏟아질 줄 기대했지만 형식적인 지적에 그쳤다.”며 “군민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해 군정을 견제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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