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녘 흙 묻은 장화신고 갈수 있는 ‘별의별 미술관’
들녘 흙 묻은 장화신고 갈수 있는 ‘별의별 미술관’
  • 이은주 기자
  • 승인 2021.09.15 10:25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천복지회관 리모델링해 마을 갤러리로 재탄생

 

홍성군 홍북읍 중계리 홍천복지회관(마을회관)을 리모델링하여 마을의 갤러리로 재탄생시켰다. 익명의 개척사’ 프로젝트 일환인 익명의 개척사 전시회가 ‘별의별 갤러리’에서 11월 27일까지 열린다.

“별의별 갤러리는 마을 논과 밭에서 가장 가까운 미술관이여! 여기는 장화 신고, 곡괭이 들고 들어가도 아무렇지도 안혀. 그런게 편하고 좋지.”

홍성군 홍북읍 중계리 홍천복지회관(마을회관)을 리모델링하여 마을의 갤러리로 재탄생시킨 ‘별의별 갤러리’에서 만난 마을 주민의 말이다. 홍천마을주민과 이응노의 집이 협력해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홍천마을의 또 다른 이름은 ‘이응노 마을’로 불리운다. 마을 이름으로도 알 수 있듯이, 이곳은 고암 이응노 화백(1904~1989)이 태어나고 자란 곳 이다.

이응노 마을이 농촌마을에서 예술마을로 변신하게 된 것은 2015년 ‘문화특화마을 조성사업’(2015~2017)에 선정되어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통한 주민역량결집 후 소득사업 창출을 위한 북카페(도서관)조성, 도자기 공방, 산야초, 목공소 마을 기업화, 연밭 운영 등이 시작되면서 부터다.

이후 2018년 농림축산부 시·군 창의 사업 ‘이응노마을 신농촌 문화재생 사업’(2018~2021)으로 확대됨에 따라 마을주민과 함께하는 예술마을로써 돈독한 형태가 갖춰졌다.

여기서 말하는 ‘돈독함’이란, 충남 대표 국·공립 미술관인 이응노의 집과 마을주민이 함께하는 ‘문화예술 공동체’ 협력을 말한다.

이응노마을·이응노의집  ‘익명의 개척사’ 전시회 개최

올해는 이응노의 집 개관 1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지난 10년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면 <한국건축문화대상_KAA>(2013), <충남 대표 국·공립 미술관선정>(2021), <고암미술상>, <창작스튜디오>(레지던시)운영 등 부지런히 성장해 왔다.

이응노의 예술 흔적을 추적해 보면, 국내·외의 다양한 지역을 ‘익명’으로 떠돌며 낯선 환경에서 재료와 장소에서 구애받지 않고, 늘 새로운 실험과 창작을 선보였던 도전 정신이 담겼다.

이에 이응노의 집에서는 이응노의 삶과 실질적으로 이뤄졌던 그의 활동에서 착안해 ‘익명의 개척사’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이응노의 집 정보경 학예사는 "1926년 전라북도 전주로 내려가 ‘개척사’(開拓社)란 간판점을 차려 운영했던 사실을 통해 고암의 예술정신을 선양하며, 새로운 익명이 이곳(홍성)에서 개척해 나갈 수 있는 발판이 되고자 ‘익명의 개척사’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익명의 개척사’ 프로젝트 일환인 익명의 개척사 전시회가 바로 마을회관을 리모델링하여 마을의 갤러리로 재탄생시킨 ‘별의별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 기간은 11월 27일까지이며 릴레이 개인전, 결과보고전시(그룹전), 지역의 신생 예술단체(예술창고 오롯)의 지역연계행사 및 지역예술생태조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선보인다.

정보경 학예사는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가장 중요했던 부분은 어떤 작가를 선정할 것인가였다.”며 “다양한 고민을 통해 최종 선정 기준을 네 가지로 분류하여 작가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는 이응노 화백이 ‘개척사’란 사업을 시작했던 23세(1926년)의 나이를 고려하여 20대 청년들에게 도전, 실험적인 무대(전시)와 기회를 주고자 <청년의 개척자> 분야에 함다은, 김나영 학생(청운대학교 패션디자인과)을 선정했으며, 2인전 방식으로 전시를 선보인다.

두 번째는 오랜 시간 묵묵히 자신과의 싸움에서 창작활동을 해지만, 정작 개인전 발표를 한 번도 가지지 않은 작가를 대상으로 한 <최초의 개척자>에 최윤희(캘리그라피) 작가를 선정했다. 특히, 최윤희 작가는 캘리그라피(서예) 방식으로 과거 고암 이응노의 사의적추상시기의 대표작인 ‘문자추상’과 ‘글자·문자’라는 단순한 공통성을 가지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이응노 화백의 어록에서 발췌한 캘리그라피로, 이응노와 연계성을 가져본다.

세 번째는 늘상 새롭고 다른 방식을 연구하며 끊임없는 상상력을 키워갔던 이응노의 창작 정신을 기반으로 한 <매체의 개척자>에 모은미(홀로그램) 작가를 선정했다. 모은미 작가는 아트&테크롤로지란 ‘예술+과학’의 융·복합적인 방식을 통해, 기존에 소개되지 않았던 재료와 방식을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마을회관을 리모델링하여 사용 중인 ‘별의별도서관’을 연구실로 활용하며 지역의 문화, 장소, 예술활동가 등 ‘지역예술생태’를 연구하고, 주민(관객)들과 함께하는 참여형 교육 프로그램개발과 아트마켓, 프리마켓 등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 한 <문화의 개척자>에는 예술창고 오롯(팀명)이 선정되어 3개월간(9월~11월) 활동을 이어간다.

이 같은 기준으로 선정된 ‘개척자’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다양한 각도로 실험한 창작물과 탐구된 작업(품)의 결과를 선보이게 된다.

정보경 학예사는 "익명의 개척사가 별의별 갤러리에서 전시하게 된 것은 양주명 이장님을 비롯해 홍천마을주민과 이응노 마을 거버넌스, 별의별 공방의 꾸준한 지역개발활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이응노 마을과 이응노의 집 협력으로 성장하는 문화도시 홍성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Claire 2021-09-28 21:20:30
너무 좋은 큐레이팅인것 같아요
뒷짐을 지시고 편안하게 작품을 관람하시는 할머님 뒷모습에서 진정한 교감이 느껴지네요
이처럼 모두와 이질감 없이 어우러질 수 있는 전시가
가장 이상적인 큐레이팅이라 생각됩니다

두눈 2021-09-19 12:07:12
익명의 개척자 좋네요.
웬지 첨병지심과 통하는 거 같네요. 평화도 있고 ㅎ
https://youtu.be/yWNJX_NF3_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