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짓는 동생, 떡 만드는 누나...지역정착 도전한 청년남매
농사짓는 동생, 떡 만드는 누나...지역정착 도전한 청년남매
  • 이은주 기자
  • 승인 2022.01.05 09:4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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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지역을 택하다-11】내포떡방앗간 방혜진·방현진 남매

홍성군 홍북읍에서 ‘내포떡방앗간’을 운영하는 방혜진(32, 우측)·방현진(30, 좌측) 남매
홍성군 홍북읍에서 ‘내포떡방앗간’을 운영하는 방혜진(32, 우측)·방현진(30, 좌측) 남매

“감동적으로 오늘은 원하던 색도 맛도 잘 나온 신호등 가래떡. 인생도 신호등 같았으면 좋겠다. 잠시 쉬기도 하고, 서행도 하고 달리기도 하면서 양보하고 배려하면서 두런두런 행복하게!”

급변하는 시대 속에 정겨운 옛 것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방앗간을 운영하며 지역정착을 꿈꾸는 청년들이 있다. 충남 홍성군 홍북읍에서 ‘내포떡방앗간’을 운영하는 방혜진(32)·방현진(30) 남매이다.

경기도 부천에서 태어나 포천에서 자란 남매가 홍성에서 떡 방앗간을 개업하게 된 것은 부모님의 고향에서 정착하기 위해서다.

떡 까페를 운영하고 싶었던 방혜진씨는 포천에서 하던 일을 그만두고 1년여동안 학원과 청양·서산 등 떡집에서 일하면서 떡 만드는 기술을 배우는 데 몰두했다.

혜진씨는 “어디를 가도 베이커리 까페는 많지만 우리의 떡과 차를 판매하는 떡 까페는 많지않았다.”며 “막상 떡 까페를 준비하다보니 떡 방앗간을 운영하면서 더 많은 기술을 습득한 후 까페를 운영해도 늦지 않을 것 같아 계획을 변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콩찰떡, 영양떡 단호박설기, 백설기 등 혜진씨가 만드는 떡의 원재료는 홍성 쌀과 유기농 밤, 사과대추, 단호박 등 모두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활용하고 있다. 동생인 현진씨가 부모님과 함께 농사를 짓고 있고 인근 마을과 지역 농가에서 생산된 농산물로 떡을 만들겠다는 혜진씨의 확고한 의지다.

혜진씨의 떡 방앗간에서는 떡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추가루도 빻고 들기름, 참기름도 짜고 깨도 볶는다. 여름에는 미숫가루도 만들 계획이다.

방앗간을 개업한지 3개월, 처음에는 젊은 사람들이 방앗간을 운영한다고 하니 반신반의했던 지역민들이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입소문이 나서 방앗간을 찾는 손님들이 늘고 있다. 인근 내포신도시 젊은 엄마들은 아이들 간식용으로 떡을 구입하기 위해 찾아오고 어르신들은 고춧가루를 빻고 기름을 짜달라고 직접 농사지은 것을 들고 방앗간을 찾아온다.

혜진씨는 “고객층이 의외로 어르신들보다 내포신도시와 홍성읍의 젊은 층들이 더 많다.”며“젊은 사람들이 방앗간을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편견이다. 부모님이 농사지어 보내준 들깨와 콩 등 농산물을 들고 방앗간을 찾고 있다. 방앗간 앞에 드라이브수루로 떡을 사갈 수 있도록 해놓아 영양떡, 호박설기, 호박인절미 등 지나다 사가시는 분들도 많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해서 혜진씨의 방앗간은 젊은 사람들의 취향에 맞게 조명도 환하게 밝혀놓고 늘 청결을 유지하고 환기가 잘되도록 시설을 마련해놓았다.

혜진씨는 “몸이 힘들긴 하지만 동네 주민들께서 농사지은 호박도 가져다 주시고 연말에 조금이라도 이웃과 나눌 수 있는 정을 느낄 수 있어 이 길을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다.”라며 “앞으로 방앗간을 시작으로 떡까페, 사회적기업 등 순차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공부하고 싶은 지역 청소년들에게 힘이 되주고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 등 지역에 보탬이 되며 더불어 살아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콩찰떡, 영양떡 단호박설기, 백설기 등 혜진씨가 만드는 떡의 원재료는 홍성 쌀과 유기농 밤, 사과대추, 단호박 등 모두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활용하고 있다. 동생인 현진씨가 부모님과 함께 농사를 짓고 있고 인근 마을과 지역 농가에서 생산된 농산물로 떡을 만들겠다는 혜진씨의 확고한 의지다.
콩찰떡, 영양떡 단호박설기, 백설기 등 혜진씨가 만드는 떡의 원재료는 홍성 쌀과 유기농 밤, 사과대추, 단호박 등 모두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활용하고 있다. 동생인 현진씨가 부모님과 함께 농사를 짓고 있고 인근 마을과 지역 농가에서 생산된 농산물로 떡을 만들겠다는 혜진씨의 확고한 의지다.
홍성군농업기술센터에서 가공상품에 대한 교육을 받은 현진씨는 흑임자·참깨 볶음, 참기름, 들기름, 참기름·흑임자 스프레드 등으로 구성된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만들어 곧 시판예정이다.
홍성군농업기술센터에서 가공상품에 대한 교육을 받은 현진씨는 흑임자·참깨 볶음, 참기름, 들기름, 참기름·흑임자 스프레드 등으로 구성된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만들어 곧 시판예정이다.

떡방앗간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동생 현진씨는 군대 제대 후 본격적으로 부모님과 함께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올해로 8년째 농사를 짓고 있는 현진씨는 누나인 혜진씨보다 앞서 지역정착을 시작했다.

도시에 살던 어릴 적, 현진씨는 부모님과 함께 시골에 와서 할아버지가 짓고 있는 농사일를 종종 도왔기에 그리 어렵지가 않았다. 정성껏 농사지은 농산물을 판매하던 현진씨는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가공식품도 개발했다.

홍성군농업기술센터에서 가공상품에 대한 교육을 받은 현진씨는 흑임자·참깨 볶음, 참기름, 들기름, 참기름·흑임자 스프레드 등으로 구성된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만들어 곧 시판예정이다.

현진씨는 마을 반장, 새마을지도자, 농협대의원 등 그동안 지역사회와 더불어 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 국회의원 표창도 받았다.

현진씨는 “농사를 짓는 것이 육체적으로 어려운 일이지만 앞으로 농사지으면서 발달장애인 등을 위한 일자리 창출과 치유농원을 만드는 등 농산물만 생산하기 보다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도농교류가 좀더 활발히 이뤄지길 바라며 아직까지는 문화향유기회가 부족것이 아쉽다."며 "타지역에서 온 청년들을 편견없이 바라봐주고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 대한 대상 확대와 경영컨설팅 등 더 많은 지원으로 청년들이 지역에서 안정적인 정착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역정착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남매를 지켜보고 있는 어머니 정순희(57)씨는 “아직은 서툴지만 앞으로 개선하고 보완해 나갈 것이다. 지역에서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고 도와주고 계셔서 힘을 낼 수 있다.”며 “정직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 지켜봐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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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근 2022-01-07 13:52:18
응원합니다!!

박상미 2022-01-05 20:40:15
역시 내친구 혜진이 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