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과 직장암·대장암, 세 번의 사투에서 그는 이겼다.“
“위암과 직장암·대장암, 세 번의 사투에서 그는 이겼다.“
  • 이은주 기자
  • 승인 2022.01.06 11:3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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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감동에세이 ‘암투병기’ 발간한 홍성군청 오준석 행정복지국장

“입원해 수술 전날까지 집안 식구와 지인들이 수시로 병문안을 왔습니다. 처음에는 인사차 찾아온 것으로 알았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내 병이 심각하여 살기 어렵다는 소문이 있어 살아생전에 얼굴이나 한번 보려고 먼 곳까지 찾아왔다고 합니다.”

충남 홍성의 작은 산골마을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만 열아홉 나이에 면서기로 출발해 현재 4급 지방 서기관으로 홍성군청 행정복지국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오준석 국장.

더없이 정이 가득하지만 깔끔한 외모에 자로 잰 듯 칼 같은 업무처리로 직원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한 오 국장의 현재 모습을 보면 살아오는 동안 꽃길만 걸은 듯하다.

하지만, 오 국장은 생사를 오가는 고비를 세 번이나 넘겨야 했다. 남들에게는 한번의 위기도 넘기기 어려운 암과의 싸움을 그는 위암과 직장암, 대장암과의 세 번의 사투를 벌여야 했던 것이다.

1999년, 37세 젊은 나이에 잦은 야근과 과로, 신경성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사 등으로 위암3기 말기 판정을 받았다.

오 국장은 “담당의사의 위암 3기 말기라는 말을 들으며 ‘나는 이제 죽는구나’하는 생각에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어린 세 딸들 얼굴 위로 아내의 얼굴이 겹치며 견딜 수 없는 회한이 밀려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오 국장은 위암 3기 말기 수술 후 생활방식과 가치관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생활방식의 변화 중에는 담배와 술을 끊은 것이 가장 컸다. 복직한 후에는 정신적으로 더욱 강해질 수 있었다. 암이나 각종 질병을 퇴치하는 방법은 수술과 항암제 치료 등 여러 방법이 있지만 병마와 싸워 이길 수 있다는 믿음과 정신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확신을 얻게 되었다.

수술 후 규칙적인 생활로 15년 동안 아무런 사고 없이 활기차게 직장생활을 하던 오 국장은 2013년 7월, 지방행정사무관으로 승진도 했다. 하지만 위암의 공포에서 벗어날 즈음에 또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2014년, 직장암 2기 선고를 받은 것이다. 암 투병을 하며 보냈던 지난 15년 세월이 모두 헛수고였다는 허탈감이 밀려들었다.

오 국장은 “하느님은 무슨 이유로 다른 사람들은 한번도 겪지 않는 고통을 나에게는 두 번씩이나 주는지 알 수가 없었다.”며 “팔자소관이라는 생각을 하지만 15년 전 위암수술 후의 회복과정을 또 겪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끔찍했다. 수술 후의 통증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생각만 해도 소름끼칠 정도로 걱정이 앞섰다.”고 말했다.

당시 오 국장은 직장암 수술을 앞두고 수술이 잘못됐을 경우를 대비하여 가족들에게 유서를 써서 책상서랍에 봉해두었다.

“당신이 남편 병간호와 뒷바라지에 고생한 것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내가 또다시 병을 털어내고 살아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또다시 수술대에 올라간다는 생각만 하면 걱정이 앞섭니다. 혹시 내가 잘못되더라도 어머니하고 서로 위로하고 의지하며 행복하게 잘 살아주기를 바랍니다.” <유서내용 중>

직장암 2기 수술 후 1년이 지났다. 장루복원수술도 성공리에 마쳤다. 음식조절과 꾸준한 운동을 하면서 직장암 수술 후유증에서 벗어나며 일상생활도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오 국장에게 또다시 시련이 찾아왔다. 2015년 4월 대장암 1기 진단을 받은 것이다.

오 국장은 “대장암 진단을 받고 땅이 꺼지는 허탈감만 밀려왔다. 무슨 희망을 갖고 살아가야 하나, 내가 더 이상 살아서 무엇하나, 내가 죽으면 가족들은 어떻게 생활할 것인가 등 마음속은 온통 비관적인 생각뿐이었다”고 견디기 힘들었던 당시를 회상했다.

2015년 5월, 장기재직휴가를 내고 오 국장의 세 번째 투병기는 시작됐다. 대장암 절제수술 후 오 국장은 장루 장애인 4급 판정을 받고 장루(인공항문)를 분신처럼 달고 살게 되었다.

오 국장은 “장루를 차고 다니면서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음식을 먹는 도중이나 회의시간에도 장루가 차오르면 수시로 화장실에 다녀와야 하고 괜한 오해를 받기도 한다.”며 “접합부분이 불량인 장루는 내용물이 새어나와 곤욕을 치러야 한다. 제조업체에서 빈틈없는 공정으로 질 좋은 장루를 생산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장암 수술 후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규칙적인 생활과 꾸준한 운동 등으로 오 국장은 이제는 완치 판정을 받을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다.

오 국장은 “그동안 살아오면서 승진할 때의 기쁨도 있었고 아내를 만나 딸 셋을 낳아 잘 키우며 행복한 시간도 있었지만 3번의 암수술은 참으로 이겨내기 힘든 과정이었다.”며 “세번의 암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가족과 주변 여러분들과 직장 동료 모든 분들이 베풀어준 사랑과 도움 덕분이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오랜 투병 후 건강을 되찾은 후 매사 모든 일에 긍정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삶을 이어가고 있는 오 국장이 세 번의 암 투병기를 담은 책을 발간했다. 그동안 암과의 사투를 벌이며 수술과정 등 그때그때의 상황과 심경을 일기형식으로 메모를 했던 글을 모아서  만든 감동에세이집이다.

오 국장은 주변의 모든 분들 덕분에 어려운 역경을 헤치고 새롭게 삶을 되찾은 오 국장은 자신과 같이 암 투병을 하고 있는 환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오 국장의 에세이집 ‘여러분 감사합니다’는 암과 투병에서 삶에 대한 애착과 굳건한 의,지 그리고 가정과 직장에 대한 책임감으로 슬기롭게 극복하며 인간승리의 표상을 보여준 감동이 담긴 투병기이다.

37세 나이에 위암 3기 수술을 받은 후 약 22년 동안 듬직한 첫째 아들로, 사랑하는 남편으로, 세 딸의 다정한 아버지로서 가족에 대한 사랑과 공직에 대한 사명감으로 지혜롭게 암을 이겨낸 생생한 경험담은 독자들에게 희망과 용기는 물론 감동을 전하기에 충분하다.

오 국장은 “투병기를 펼쳐내며 조심스럽고 부끄러운 마음이 앞선다. 낯선 사람 앞에서 속옷 한 자락 보여주는 기분이 드는 것도 솔직한 심정이다.”라며 “하지만 나의 투병기를 읽으면서 이 세상의 단 한사람이라도 투병 중에 있는 분들이 병을 이겨낼 수 있다는 용기와 삶에 대한 애착을 얻는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부족하지만 투병기를 세상에 드러내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건강한 모습으로 행정복지국장의 소임을 수행할 수 있어서 매일매일 감사하고 활기찬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이 세상 모든 분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 또한,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는 인사를 전했다.

오 국장의 감동에세이 "여러분 감사합니다"책은 홍성서점에서 구입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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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근 2022-01-07 13:54:31
인간승리자 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