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생업도 포기한 채 지키고자 하는 것은?
그가 생업도 포기한 채 지키고자 하는 것은?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7.04.02 23:13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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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부끄러운 아빠가 되긴 싫었습니다."

<특별인터뷰-내포신도시 쓰레기발전소 반대 투쟁위원회 문병오 위원장>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의 평범한 가장이었다.

3남매를 두고 가족을 위해 앞만 보고 성실하게 달려온 그가 생업을 포기한 채 밤잠을 설치며 동분서주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장 먹고 사는 것보다 더 급한 것이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세상이 좀 더 맑고 깨끗한 환경이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내포신도시 열병합발전소 반대투쟁위원회(이하 반대투쟁위) 문병오(57) 위원장의 말이다.

문 위원장이 내포신도시에 새 둥지를 틀게 된지도 3년이 지났다. 새로운 희망을 설계하며 부푼 꿈으로 이사 온 내포신도시는 문 위원장의 기대와 달리 축산악취와 정주여건 부족 등으로 실망감을 감출 수 가 없었다. 그 중 문 위원장이 가장 참을 수 없었던 것은 당장 내가족의 건강과 직결된 열병합발전소 건립 문제였다.

현재 내포신도시에는 사업시행사인 내포그린에너지(주)가 6만8778㎡의 부지에 LNG, 폐플라스틱 고형연료(SRF) 등을 사용하는 열병합 발전 시설을 건설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

열병한 발전소 건설현장 인근 주민(홍북·삽교 11개 마을)들의 반대에 부딪혀 갈등을 빚어오던 열병합발전소는 지난 해 10월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가 조건부 승인됨에 따라 원주민과의 본격적인 협의 중에 있다.

이에 대해 내포신도시로 이주한 아파트 주민들과 이주자 택지 주민들은 원주민들의 의견이 내포신도시 전체 인구 2만5000여명을 대표할 수 없다며 내포신도시 내에 건립중인 시설인데 정작 신도시 주민들에게 단 한번의 설명회 없이 추진하고 있는 것은 주민들을 철저하게 우롱하고 있는 처사며 주민의 행복권과 건강권을 위해 열병합발전소 건립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 사업을 하던 문 위원장은 지난 해 11월 사무실을 새로 마련하고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하지만 그가 사업을 포기한 채 거리로 나서게 된 것은 당시 중흥아파트 동대표 자격으로 열병합발전소 건립 관련 간담회에 참석한 뒤 였다.

간담회 자리에서 열병합발전소에 대한 설명을 들은 문 위원장은 그 길로 건립현장으로 달려갔다. 이미 건립되고 있는 열병합발전소를 망연자실 바라보던 그는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신도시 주민들도 모르는 사이 폐비닐 소각장과 다름없는 열병한 발전소가 건설되고 있다는 데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함께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2013년 환경부는 폐비닐, 폐플라스틱은 1급 발암물질 인 초 미세먼지가 LNG연료보다 약 660배로 각종 암을 유발하는 질소산화물은 약 480배, 수은은 약 67배가 더 많이 배출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열병합발전소와 관련된 전문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전문자료는 물론 환경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하며 열병합발전소에서 발생되는 유해환경으로 인한 심각성을 인지한 문 위원장은 주민들에게 이제라도 사업의 실체를 정확히 알려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

문 위원장은 “당시 참 많이 당황스러웠다.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던 중에 포기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것과 내가 할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 당장 내 가족과 이웃의 건강이 침해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절대적으로 막아내야 겠다고 결심했다. 모른 채 당장 먹고사는 데만 신경 쓰다 먼 훗날 비겁한 사람이 될 것 같고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아빠가 되긴 싫었다”고 당시 심경을 털어놨다.

문 위원장의 하루 일과는 오전 8시 30분 열병합발전소 건립을 반대하는 중흥아파트 노인회 어르신들과 함께 집회를 준비하고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충남도청 앞에서 목청 껏 소리 높여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오후 시간에는 대부분 점심식사도 거른 채 충남도청·홍성군청 관계자를 수시로 찾아가 열병합발전소 건립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또한, 지역구 정치인들을 찾아 지역민들의 건강과 행복권을 위협하는 열병합발전소 건립을 막아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내포신도시 최대 현안인 축산악취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담당부처를 찾아가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내포신도시 반경 1km 안에 2만30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폐비닐 쓰레기 발전소가 가동된다면 1년 365일, 하루 24시간 끊임없이 내 집안으로 폐비닐 쓰레기를 태운 매연이 들어오게 됩니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열병합 발전소가 건립되면 향후 1년 안에 암환자를 비롯해 어린아이들 호흡기질환, 피부병 등이 발생할 것입니다. 또한, 10년 안에 내포신도시는 폐허가 될 것입니다. 어린 자녀를 생각한다면 내 주권을 포기하지 말고 열병합발전소 건립 반대에 적극 나서야 할 것입니다.”

오는 4월 8일 대규모 집회 준비를 위해 또다시 갈 길을 재촉하는 문 위원장의 뒷모습에서 생업도 포기한 채 과연 그가 지켜내야 할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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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9 10:31:44
이제야 알았다, 이 싸움은 그가 출마를 하기위해 스펙

우리터전내포 2017-04-06 23:14:15
위원장님 너무 고생이 많으십니다. 전체 내포민들이 누릴 수 있는 당연한 권리를 찾도록 우리모두 힘을합치는게 중요한거 같습니다. 서로 격려하고 힘내자구요. 아자!!!

내포야놀자 2017-04-06 22:50:57
항상 응원합니다 우리 젊은 엄마들이 열심히 돕고 있습니다 끝까지 지치지 않고 함께 해요

민서맘 2017-04-06 12:42:35
우리의 주권은 우리가 찾아야 합니다.
누구도 믿을 수 가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분이 있기에 이 대한민국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김영희 2017-04-03 12:32:40
위원장님 감사합니다 적극 동참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