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세상】설 명절, 어느 아파트 윗집과 아랫집의 아주 특별한 선물
【더불어 사는 세상】설 명절, 어느 아파트 윗집과 아랫집의 아주 특별한 선물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8.02.17 22:0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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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가 시작된 지난 14일, 서울 양평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A씨가 층간소음 때문에 홧김에 윗집 B씨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온 가족이 모여 오손 도손 덕담을 나누는 설 명절! 모두가 행복해야 할 명절에 의도치 않게 이웃과 갈등 겪게 되는 것이 층간소음 문제이다.

하지만 층간소음 문제를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로 이웃 간에 정겹게 살아가는 이들이 있어 명절연휴 끝자락을 더욱 훈훈하게 하고 있다.

내포신도시에 소재한 한 아파트 1501호 현관 앞에 손 편지와 함께 명절선물이 놓여 있다.

손 편지에는 윗집 주민이 층간 소음에 대해 배려해 주는 아랫집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안녕하세요. 1601호입니다.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많이 시끄러울텐데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셔서 감사히 지내고 있습니다.
올 한해 행복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이를 받아 본 아랫집 주민은 되려 남을 배려하는 모습이 멋지다며 답례로 손 편지와 함께 명절 선물을 현관 앞에 살며시 두고 내려왔다.

“안녕하세요. 1501호입니다.
신경써주셔서 죄송하네요!
감사인사 드리려고 인터폰을 할까하다가 오랜만에 받아 본 편지탓에 저도!^^
아이들이 인사도 잘하고 밝게 잘 자라는 것 같아요.
너무 신경안쓰서도 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즐겁고 행복한 한 해 되셔요!^^“

아랫 집 주민이 쓴 손 편지에 담긴 문구이다.

아랫집 주민은 “처음 이사왔을때는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소리에 관리실에 민원을 넣은 적도 있지만 저 어릴 적 논이며 밭으로 뛰어다니며 놀았는데 요즘 아이들은 아파트라는 답답한 공간에서 마음 껏 뛰어놀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화가 나기보다는 이해가 되더라”고 말하며 환한미소를 짓는다.

어쩌면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웃 간의 단절된 관계로 전혀 소통 없이 살다보니 ‘이웃사촌’이라는 말은 퇴색된 채 서로에 대한 작은 배려조차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 

층간소음으로 이웃 간의 갈등을 겪고 있다면 명절을 맞아 정 가득 담긴 손 편지와 함께 이웃의 문을 두드려 보는 것은 어떨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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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성기 2018-02-18 12:12:28
싸립문 안으로 들어갈 때 헛기침 하나면 충분하던 시절이 있었지요.
열려있는 공간 마당과 마루가 있었고요.
의사 소통은 이미 이웃이라면 생활로 느끼던 따뜻한 시절 이었습니다.
먹고 살기 힘들어 허리가 휘는 아픔이 있었지만, 고구마 하나라도 삶을라 치면
이웃에 냄새로 전해져 나누어 먹지 않을 수 없던 시절!
코흘리개 어린시절이 기억나는 모습에 가슴이 따뜻해 졌습니다.

다시 또 우리는 그런 세상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어른들이 노력하고 아이들하고 잘 나누기만 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봐요
은주 기자님 넘넘 고마워요...

훈훈이 2018-02-18 11:17:01
요즘볼수없는이웃간의소통이네요 멎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