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얀 운동화로 당당한 사회의 일원되다
새하얀 운동화로 당당한 사회의 일원되다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8.02.27 13: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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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자립위한 운동화·이불 빨래방 ‘조양크린’ 새롭게 문열어

어릴 적 학교 운동장에서 뛰어놀다 먼지를 뒤집어쓴 운동화를 어머니는 정성껏 빨아 새 운동화로 만들어 주셨다. 갓 빨아 신은 운동화를 신고 등굣길에 나서면 마음까지도 상쾌해짐을 느끼곤 했다.

이러한 어머니의 정성으로 고객들의 더러워진 운동화를 정성껏 빨아주는 곳이 있다.

중증장애인의 일자리 제공을 위해 마련된 홍성군장애인보호작업장 내 운동화빨래방 ‘조양크린’이다.

그동안 홍성군장애인복지관 별관 3층에서 운동화, 이불, 단체복 등 세탁물을 의뢰받아 운영 해오던 길빛빨래방이 장애인복호작업장과 함께 (구) 홍성보건소 자리로 이전 신축, 새단장 오픈을 했다. 상호도 새롭게 ‘조양크린’으로 변경했다.

빨래방에는 운동화 빨래세척기 5대, 이불 빨래 세척기 5대, 건조기 3대 등을 갖춰 놓아 하루 운동화 100켤레와 대용량의 이불빨래도 거뜬히 소화해 낼 수 있도록 마련됐다.

장애인보호작업장은 직업능력이 낮은 장애인에게 직업적응능력을 제공하고 유상적인 임금을 지급해 경제적으로 자립을 도모하는 시설이다. 이와 함께 경쟁적인 고용시장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장애인보호작업장에는 훈련장애인 20명과 근로장애인 10명이 근무하고 있다.

좌로부터 김호현 원장, 강희범씨, 이미나씨, 장진영씨.

장애인보호작업장 내 운동화 빨래방에 들어서자 3명의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세탁물 접수를 맡은 이미나(지적)씨와 세척과 손질 건조를 맡은 장진영(지적), 강희범(지적, 청각)씨이다. 수거 및 배달은 업무특성상 장애인보호작업장의 직원이 담당한다.

의뢰가 들어온 운동화를 불림대에서 불려 세척기로 세척하고, 세척한 운동화를 건조기에 넣어 건조시키는 등 바쁜 손 놀림 속에 더러웠던 운동화는 어느새 새하얀 운동화로 탈바꿈해 주인을 기다린다.

이미나씨는 "남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과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자 축복”이라 말한다.

홍성공고 재학당시 운동화 빨래방에서 실습생으로 근무했던 이미나 씨는 졸업 후 정직원으로 채용이 되어 근무하고 있다. 언뜻 보기엔 가냘픈 손으로 어려움은 없을까 하는 괜한 걱정이 앞서지만 운동화 세척하는 모습은 당차기만 하다.

입소문 탓으로 세탁물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오롯이 자체수입으로 직원들의 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더 많은 장애인고용과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려면 사업 활성화가 절실하다.

김호현 원장은 “오랫동안 홍성군에 보호작업장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며 “앞으로 장애인들이 꿈을 활짝 펴고 취업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더욱 신뢰받는 운동화, 이불빨래방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할 것이며 보다 좋은 제품과 서비스로 최선을 다해 고객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며 많은 분들의 관심과 이용을 당부했다.

또한 앞으로 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근무하게 될 장애인들에게 “장애인보호작업장에 왔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취업이 되고 만족스런 임금을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먼 미래를 내다보고 차근차근 훈련을 받고 최선을 다하다보면 어느 새 원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을 것이며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빨래방 이용가격은 운동화 ,3000원, 등산화 4,000원, 부츠 6,000원이며 이불은 대중소로 나뉘어 4,000원~10,000원이다. 또한, 카펫은 10,000원~16,000원, 침대커버 4,000~6,000원, 커텐 5,000원~7,000원이다. 이용문의는 조양크린 041-631-8574로 하면 된다.

한편, 오는 3월 12일 오후 3시 장애인보호작업장 개소식이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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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사람 2018-02-27 16:23:54
길빛운동화빨래방부터 이용했는데 배달,수거 너무 친절하고 세탁도 깨끗하게 해줍니다.장애인분들이 해서 더럽지 않을까 어디가 잘못되지 않았을까하는 편견이 깨졌어요. 앞으로도 번창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