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바리스타가 전하는 “희망 한잔, 꿈 한 조각!”
장애인 바리스타가 전하는 “희망 한잔, 꿈 한 조각!”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7.04.23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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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 신청사 내 장애인 운영 까페 ‘I got everything’ 오픈

사회 첫발 내딛는 4명의 장애인 “설레임 반, 두려움 반”
판매수익금으로 인건비·시설관리비 충당 ‘지역사회 관심 절실’

홍성읍사무소 신청사 내 ‘I got everything’ 장애인 카페가 오픈했다. 왼쪽부터 배중섭 팀장, 박상엽씨, 김형기씨, 김순미 씨

홍성읍사무소 신청사 로비에 들어서면 어디선가 향긋한 커피 향이 전해온다.

장애인 바리스타들이 자활을 꿈꾸며 운영하는 ‘I got everything’ 카페가 전하는 희망 가득담긴 커피향이다.

카페는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지원으로 홍성군장애인복지관에서 위탁운영하며 장애인 바리스타들을 채용해 읍사무소 1층 민원실 옆 공간에 29.7m 규모로 들어섰다.

카페에 들어서면 단정한 모자와 앞치마를 정갈하게 두른 직원들이 해맑은 미소로 손님을 맞는다.

신선하고 질 좋은 원두로 풍부한 향과 맛을 즐길 수 있는 카페에는 아직은 서툰 솜씨지만 전문가 못지않은 열정으로 원두를 볶고, 커피를 뽑아내는 장애인 바리스타 4명이 근무한다.

카페 매니저를 담당하고 있는 장애인복지관 배중섭(지체 2급)팀장과 박상엽(25세·지적장애 2급), 김순미(38세·지적장애 3급), 김형기(24세·지적장애 3급)씨가 오전·오후로 나눠 2교대로 근무하며 손님을 맞는다.

비장애인들도 뚫기 어려운 철통같은 취업문은 직업능력이 낮은 장애인에게 일반 사업체에서 경쟁고용으로 채용되기란 꿈같은 일이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장애인복지관에서 장애인바리스타 양성교육을 이수한 후 당당히 취업에 성공한 것이다.

장애인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첫발을 내딛는다는 것은 설레임도 있겠지만 두려움이 먼저 앞설 것이다.

카페 매니져 배중섭 팀장은 “복지관에서는 실수를 해도 다독여주지만 사회는 엄격히 다른 만큼 직원들이 다소 긴장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일이 서툴겠지만 장애인들이 당당한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많은 응원을 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 2년간 바리스타 자격과정을 수료한 뒤 바리스타로 채용된 상엽 씨는 “바리스타 교육을 받으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맛있는 커피를 맛보게 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며 “정성껏 커피를 뽑아 손님에게 대접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형기 씨는 "커피를 만드는 것이 너무 재미있고, 하루하루가 즐겁다"며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이다.

이곳에서 커피와 계절과일음료, 조각케잌 등을 판매한 수익금은 전액 인건비, 재료비, 시설관리비 등을 충당하게 된다. 이보다 앞서 충남도에서 운영되는 장애인 희망카페는 문을 연후 2~3년간 운영비를 지원해 주었지만 이들이 운영하는 카페는 시설과 장소만 지원되기 때문에 부담감이 크다.

오픈한 지 10여일이 지났지만 읍사무소에 민원업무를 보기위해 방문한 손님들은 물론 어느 새 입소문을 타고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도 있다.

지역주민 황 아무개 씨는 “처음에는 장애인 카페라고 해서 반신반의하며 커피를 주문했는데 어느 프랜차이즈 커피숍의 다를 바 없는 커피 향과 맛에 반해 드나들다보니 어느새 단골이 됐다”고 전했다.

카페에 들어서면 해맑은 미소로 반기는 장애인 바리스타들에게 커피 주문과 함께 따뜻한 응원과 격려의 말 한마디로 이들에게 삶의 희망 한잔, 꿈 한 조각을 전하는 건 어떨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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