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진단>내포신도시 열병합발전소 지역사회 필요악 되나?
<뉴스&진단>내포신도시 열병합발전소 지역사회 필요악 되나?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7.05.24 21:14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행정 불신, 주민갈등·반목 양산…지역사회 혼란 가중

충남도의 소통부재 행정에 실망한 주민들이 직접 만든 피켓에 'SRF 비밀대회 1위'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내포신도시 주민 최희정 씨 제공>

내포신도시에 건립중인 집단에너지시설(아래 열병합발전소)이 주민들의 난방공급을 위한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행정에 대한 불신은 더욱 가중되고 급기야 주민 갈등과 반목을 양산하며 지역사회의 필요악이 되고 있다는 지적으로 조속한 해결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주민공청회·행정정보 공개 불구 논란 여전 ‘기존 민관협의회 백지화, 인구비례 재구성 요구’

열병합발전소는 사업시행사인 내포그린에너지(주)가 내포신도시 6만8778㎡의 부지에 LNG, 폐플라스틱 고형연료(SRF) 등을 사용하는 열병합 발전 시설을 건설 중에 있다.

열병합발전시설은 계획인구 10만 명을 목표로 하는 내포신도시 주민의 난방 공급을 위한 시설로 총사업비 5819억 원을 투입해 오는 2023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며, 5기의 LNG시설과 1기의 SRF 시설을 가동할 예정이다.

문제는 연료이다. 주민들이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은 SRF 시설 가동 시 배출되는 환경유해물질에 대한 걱정으로 LNG시설만 건립해 가동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충남도와 사업자측에서는 SRF 연료를 사용하더라도 강화된 환경기준을 적용해 인체나 환경에 전혀 문제되지 않으며 특히 주민감시시스템이 작동되기 때문에 문제발생 즉시 가동을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논란이 계속되자 충남도는 주민공청회를 개최했지만 안정성에 문제없다는 전문가들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불신이 커질 대로 커진 주민들을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법적·기술적인 부분만 강조한 채 주민을 설득하려는 것에 전혀 공감이 안 된다는 것이다.

공청회에 참석한 한 주민은 “그동안 주민요구사항을 모르쇠로 일관하며 시행사의 대변인 역할을 해온 충남도의 소통부재 행정에 주민들은 실망을 넘어 불신하고 있다”며 “이제라도 안희정 도지사와 충남도는 주민 요구사항을 수용해 내포신도시를 청정도시로 조성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에 충남도는 그동안 3년 간의 내부 논의자료 등 행정정보를 홈페이지에 모두 공개했다.

이는 지난 15일 충남도 남궁영 행정부지사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주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도청 홈페이지를 통해 그동안 논의된 내부 문건을 모두 공개하겠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또한 공개문건을 보고 문제가 있다면 재검토하고 사업을 중단해야 할 사안이라면 그럴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민들은 공개된 내용에 대해 전혀 수긍을 하지 못한 채 여전히 충남도의 행정을 믿을 수 없다며 불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허승욱 정무부지사는 민관협의체의 재구성을 의미하는 발언으로 또다시 주민들의 비난을 사며 주민들은 도청에 항의방문을 계획하는 등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굿모닝 충청’ 보도에 따르면 허 정무부지사는 “열린 자세로 내측, 외측 주민들과 협의해 나갈 수 있는 틀을 다시 꾸릴 것”이라며 “전적으로 주민의 관점과 눈높이에서 환경적인 문제와 경제적인 문제를 같이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내측 주민들로 구성된 반대대책위가 민관협의체 참여를 거부해왔으나 이제 적극적으로 대화의 의지를 밝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달 공문을 통해 열병합발전소 관련 민관협의회에 내측 주민들을 참여시키기 위해 신경리 8개 마을(주촌, 신리1, 신리2, 신리3, 신리 4, 자경, 한울1, 한울2)에서 추천한 총 9명의 인원을 참여시키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주민들은 내측 주민들이 배제된 채 이뤄진 민관협의체에서 논의된 사항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전면백지화와 LNG 시설만 건립할 것과 인구비례에 맞게 내측 주민들이 참여하는 민관협의회를 재구성해 줄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내포신도시 쓰레기발전소 반대투쟁위원회 이태하 공동위원장은 “도청과 시행사와 어떠한 접촉도 없었고 민관협의체에 대해 논의한 적도, 참여할 의사도 없다”며 “기존 민관협의체와의 협의사항을 전면 백지화하고 주민 인구비율로 민관협의체를 재구성 해 논의 해야 한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주민들은 충남도청 앞에서 열병합발전소 건립반대를 요구하며 연일 침묵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열병합발전소 논란 주민 갈등·법정다툼으로 번져
문 위원장 중도하차 새 비대위 구성… 주민 간 입장차 ‘갈등·반목’ 양산

그동안 생업도 포기한 채 열병합발전소 건립을 반대해 오던 ‘내포신도시 쓰레기발전소 건설 반대위원회’ 문병오 위원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인해 중도하차하게 되자 반대투쟁위는 고종민(모아엘가 입주민)·이태하 씨(이주자택지 주민)를 공동위원장으로 새롭게 선출하고 반대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반대투쟁위는 향후 안희정 지사 면담, 담당 행정부처 항의방문, 청와대 민원제기, 주민 찬반투표를 통해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매주 금요일 저녁 7시 30분부터 촛불집회를 이어갈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일부주민들이 반대투쟁위를 새롭게 구성하는 과정에서 절차상 불투명하고 적합하지 않았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기존 반대투쟁위에서 활동해 온 주민들은 별도로 충남도청 앞에서 연일 피켓시위를 하며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비대위 재구성을 요구하는 등 갈등과 반목이 양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사업 시행사인 내포그린에너지(주)는 문병오 전 위원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해 법정다툼으로까지 이어지는 등 지역사회의 갈등과 혼란은 겉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주민 임 아무개씨는 “그동안 반대집회, 가두행진, 공청회 등을 준비하고 참여해 온 주민들은 문 위원장님을 비롯해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열병합발전소 건립반대 목소리를 높여왔다”며 “투명하고 공정하지 않은 비대위 구성은 주민 신뢰를 잃게 만든다. 지금 상황에서는 현명한 리더와 참모진이 절실한 상황으로 신뢰 있는 비대위로서의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주민 김 아무개씨는 “그동안 연일 피켓시위에 참여하며 반대투쟁에 적극 나서고 있는 주민들과 건강악화에 형사고발까지 당하면서 고생한 문 전 위원장님의 노고가 주민 분열로 인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 갈 수도 있다”며 “열병합발전소 건립을 저지해야 한다는 목적이 같은 만큼 주민들끼리 의견이 좀 다르다고 해서 편 가르고 분열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종민 공동위원장은 “서로의 생각과 입장이 다르다고 해서 주민 간 감정싸움이 되어선 안된다”며 “주민들이 한마음으로 열병합발전소 SRF 시설이 건립되지 않도록 소통과 화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태하 공동위원장은 “열병합발전소 건립을 막기 위한 모든 절차와 방법을 주민들과 논의 후 투명하고 공정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앞으로 2만4000여명의 주민의사가 관철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 드린다”고 당부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열병합발전소 건립으로 인한 논란이 장기간 지속될 시 자칫 지역사회에 불신과 갈등으로 주체할 수 없는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논란이 장기간 지속될 시 집단 이기주의를 낳고 지역 이기주의를 낳게 되기 때문에 또 다른 지역사회의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 김석환 군수 적극 중재 나서 ‘홍성·예산 공동대응할 것'
충남도·시행사에 “주민의견 청취, 전문기관 재검토 객관성·정당성 확보 제안”

현 시점에서 민과 민, 민과 관의 갈등과 반목을 해소하기 위한 자치단체장의 적극적인 자세와 주민들은 이해와 양보로 서로의 이기심을 최소화하고 소통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소통 없이는 어떠한 해결책도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김석환 군수는 지난 22일 안희정 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내포 열병합발전소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서 충남도가 주민들의 의견에 좀 더 귀를 기울이고 일부 주장에 대해서는 전문기관의 재검토를 거쳐 사업의 객관성과 정당성을 확보해 줄 것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내포그린에너지 대표이사를 만나 내포신도시 주민들 상당수가 열병합발전소의 안전성을 의심하고 있으므로 실제로 안전하다면 누구나 공감하고 신뢰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공개하고 더불어 설득력 있는 대안을 스스로 마련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군은 앞으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예산군과 함께 공동 대응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또한, 내포 주민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군수는 “내포 열병합발전소는 지역난방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지만, 주민들이 불신하는 상태에서 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충남도와 내포그린에너지에 요구한 제안사항들이 조속히 받아들여져 원만히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발전소 싫어요 2017-05-25 18:49:17
먼저 참 여러분들이 애쓰시는 것 같아요 주민으로서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촛불집회를 참석하면서 많이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리고
지난주 촛불집회에도 이장님들 아파트 대표들이 나오셨던 대
투명하지 않고 공정하지 않다는 기준이 뭔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원래 있던 반대위원회 아니었던가요? 우리 아파트 이장님도 있던데 어찌 된 기사인지요 수개월 추운 겨울 부터 이주자택지 주민들께서 애쓰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자꾸이런 이야기 반복되니 아쉽습니다.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 인거 같아요~
주민으로서 많이 아타깝네요

지나다 2017-05-25 18:24:14
인터뷰 내용중 "투명하고 공정하지 않은 비대위 구성"에 대한 발언을 하신분을 이해하기 어렵네요, 어떤부분에서 투명하고 공정하지 않았는지 말해 주시면 좋겠구요. 저도 반대위를 따르는 입장입니다만, 구성원들이 모두 이장님, 동대표님, 마을 대표님등 그 지역에서 충분히 대표성이 있는 분들이 들어와서 구성된 비대위를, 지금까지 같이 반대 활동을 하다가 위원장님 그만 두신뒤로 흠집을 잡는 것은 합리적으로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지나다 2017-05-25 18:17:39
기사 잘 읽었습니다.
반대투쟁위를 새롭게 구성하는 과정이라고 표현하셨는데, 반대위는 새롭게 구성 됐다기 보다 기존에 반대위에서 전 문병오 위원장님만 개인사정으로 나가시고 기존에 계시던 두분이 공동위원장을 맏으신 걸로 압니다.
기존의 반대위원들은 아파트나 마을 대표, 이장님, 부녀회장님 등 대표성을 가지는 직책을 갖고 계신분들로 구성되었기에 대표성에는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