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이 지역행사 주인공은 아니다
정치인이 지역행사 주인공은 아니다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7.07.09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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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축사·반복되는 내빈소개…행사장 의전 간소화 목소리 높아

지역 축산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좋은 취지의 포럼이 개최됐지만 길고 긴 의식행사로 인해 참석자들의 불만과 빈축을 샀다.

지역 행사 개최 시 의식 행사를 간소화해야한다는 지적과 함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정치인들의 자신의 치적홍보를 위해 장황하게 늘어놓는 축사와 반복되는 내빈소개로 인해 행사 개최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7일, 홍성군의회는 미래지향적 홍성 축산 발전 방안 모색을 위한 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발맞추어 축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현안문제 해결을 함께 고민하기 위해 축산업 관계자와 주민 등 약 150여 명이 참석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내빈소개와 축사 등 의식행사로 인해 행사 시작도 전에 참석자들을 지치게 했다. 특히, 포럼에 참석한 지역구 정치인의 20여분의 길고 긴 축사는 일정한 시간계획을 세워놓았던 주최 측이 행사 시간을 맞추기 위해 정작 참석자들의 질의 응답시간이 부족한 상황을 초래하고 행사를 준비한 의회사무국 직원들은 진땀을 흘려야 했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이 같은 상황은 문화공연행사가 펼쳐진 공연장에서도 연출됐다. 지난 8일, 개최된 홍주국악관현악단 정기연주회에서 행사 시작 시간은 7시 30분이었지만 의식행사로 인해 본 공연은 8시에나 시작됐다.

이로 인해 공연을 감상하기 위해 참석한 관람객들은 문화공연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의식행사는 간소화 하던가 생략해야 한다고 불만을 표했다.

홍주포커스에 제보를 해온 한 주민은 “평소 문화공연에 관심이 많아 편안한 마음으로 공연을 감상하기 위해 시간 맞춰 왔는데 길고 긴 의식행사와 정치인들의 일방적인 연설을 듣다보니 공연을 보러온 것인지 선거 유세장에 온 것인지 불편한 자리였다”고 비난 했다.

홍성군의회 최선경 의원은 “문화공연 행사와는 무관한 정치인들의 치적 홍보를 위한 축사는 지양해야 한다”며 “군민들이 불편함이 없었는지 반성하게 된다. 문화공연 행사만 이라도 의식행사와 내빈 축사를 생략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홍성문화연대에서 주관한 '홍주골 마당예술제'. 의식행사 등 형식이나 절차에 얽매이지 않은 채 지역 문화예술팀과 군민들이 하나로 어우러진 축제 였다는 평가다.

군은 지난해 8월 의식행사를 대폭 간소화해 군민중심의 의전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군 주최·주관 행사는 식전행사 시 내빈 소개 등의 소모적·권위주의적 행사를 과감히 줄이고 축사·환영사 등도 최소화하고 장애인, 노약자 등 참여자 중심의 편안한 의식행사로 진행한다는 방침이었다.

민간 행사 또한 과도한 식전·식후 행사를 지양하고 행사 계획단계부터 취지에 맞는 프로그램을 준비토록 유도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방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전 간소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관이 아닌 민에서 주최하는 행사는 더욱이나 기관장이나 정치인들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군의원 등 정치인이 참석해야 행사가 성공적이었다고 자평 한다. 이제는 민·관이 의식변화와 함께 의전 절차 간소화를  위래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정치인들 또한, 솔선수범해 의전 간소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정치인들이 나서서 형식이나 절차에 집착하는 관행을 과감히 탈피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행사 주인공은 정치인이나 내빈이 아닌 참석한 군민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형식적인 의식행사를 지켜봐야 하는 군민들의 소소한 고충까지 헤아리는 것이 진정 지역을 위한 정치가 아닐런지 다시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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