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장려금 준다고 아이 낳는 시대는 지났다”
“출산장려금 준다고 아이 낳는 시대는 지났다”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7.07.2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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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대책, 양육코치 조부모 지원·육아휴직 의무화 등 실질적인 육아관련 지원제도 마련돼야
한 자녀 더갖기 운동연합 홍성군지부 발대식에서 어린이 댄스팀이 무대에 올라 율동을 선보이고 있다.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나라가 필요하다고 하듯이 저출산 대책을 위해서는 실질적인 육아관련 지원제도와 성평등에 입각한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사회적 인식개선 등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가 발표한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의 리스크 점검 및 정책적 시사점’에 따르면 충남지역 15개 시 군중에서 홍성군을 포함한 10개 지자체가 저출산으로 소멸될 위기에 놓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홍성군은 인구정책팀을 신설하고 전국 최초로 산후조리 비용 지원서비스를 확대 실시하여 지역에 주소를 둔 임산부는 첫째아이나 둘째아이, 소득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산후조리비용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저출산 대책마련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단순출산장려정책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겪고 있는 육아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홍성군 다자녀 가정으로 선정된 5남매를 둔 이민희(42)씨 가족. 어머니 백기숙(67) 씨의 도움으로 안심하고 아이을 키울 수 있는 보육환경이 마련돼 다자녀를 둘 수 있게 됐다.

홍성군 홍북면에 조성된 내포신도시에는 여성 인구1만900여명 중 가임기 여성(20세~49세)이 52%를 차지할 정도로 젊은 도시다. 그만큼 출산율이 높을 듯도 하지만 0세부터 9세아 인구는 4111명으로 18.9%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주민 박아무개씨는 “육아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저출산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며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보육환경과 더불어 워킹맘들을 위해 아이가 아파도 직장에서 죄인처럼 불편한 마음을 갖지 않도록 아이케어가 가능한 근로 조건 개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고충을 반영하듯 5남매를 둔 홍성군 다자녀 가정으로 선정된 이민희(42)씨는 “부모님이 아이들을 돌봐 주셔서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었던 것이 다자녀를 둘 수 있게 됐다”며 “엄마들의 가장 큰 걱정은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보육환경이다. 양육코치인 조부모에 대한 지원방안이 마련된다면 엄마들이 출산에 대한 고민을 조금 덜 수 있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또 다른 주민 김 아무개씨는 “출산장려금 준다고 아이 낳는 시대는 지났다”며 “육아전담이 엄마에게 있는 현실 인식개선과 여성이 아이 낳고도 경력단절 없이 일 할 수 있는 지원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아이를 양육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여건이 뒷받침되어야 하지만 출산 후 여성들은 직장을 휴직하거나 그만두게 되면서 이른바 한 순간에 경단녀(경력단절여성)가 되어버린다.

주민 강아무개 씨는 “단순출산 장려정책은 별 도움이 안된다. 부모님 도움없이 결혼하고 보니 가진 재산이 얼마 안되는 상황에서 아이를 낳게 되면 남편 혼자 버는 돈으로 생활해야 되는데 불가능하다”며 “사회자체가 예전과는 달라져서 취업준비기간이나 취업에 드는 비용은 늘어나는데 반해 고용은 불안정하고 일 할수 있는 기간은 짧고 자녀에게 들어가는 장기적인 비용 등을 생각했을때 이성적으로 판단하게 되면 아이 낳기를 꺼려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주말, 홍성군에서는 저출산을 극복하고 출산 친화적 분위기 조성을 위한 순수 민간단체인 (사)한 자녀 더 갖기 운동연합 홍성군지부(지부장 윤숙자)가 창립해 군은 저출산 대책마련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이란 기대가 크다

‘아이가 미래다’라는 주제로 개최된 발대식에서 윤숙자 지부장은 “저출산, 고령화 시대의 해결과제로 단순한 연성의 출산 장려만 한다고 해서 근본적 문제 해결이 되지 않는다”며 “출산장려에 대한 긍정적인 사회인식 확산, 기업의 환경과 제도변화, 정부의 법과 제도보완 촉구 등 저 출산 극복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단법인 한 자녀 더 갖기 운동연합은 2008년 5월에 창립된 전국규모의 시민운동연합으로, 보건복지부로부터 설립허가를 받아 중앙본부와 19개 지역본부, 200여개의 지회 조직을 갖추고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단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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