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의 꿈, 위탁적인 정착 아닌 스스로 개척해 이루는 것"
"귀농귀촌의 꿈, 위탁적인 정착 아닌 스스로 개척해 이루는 것"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9.10.21 11: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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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농가카페 ‘홍담’ 이태호 대표

농가카페 홍담의 이태호, 우연희 부부
농가카페 홍담의 이태호, 우연희 부부

인구 3500여명의 작은 시골마을의 버려진 농가주택을 매입해 카페로 새단장을 하고 텃밭을 가꾸며 시골 정착을 시작한 도시청년이 있다.

지난 18일, 홍성군 구항면에 농가카페 ‘홍담’을 오픈한 이태호(42) 대표는 부산출신으로 귀농하기 전 IT업계에서 종사하던 재원이었다.

이 대표가 귀농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아내 우연희(37)씨의 권유로 시작됐다. 처음에는 시골 전원주택에서 텃밭을 가꾸고 꽃을 키우며 살겠다는 생각이었지만 농촌에서 살게 된다면 농사를 지으며 마을주민들과 어우러져 사는 것이 보다 빠르고 안정적인 정착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귀농을 결심하게 됐다.

이 대표는 “1년여가 넘는 시간동안 서투른 솜씨로 버려진 농가를 새롭게 고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누군가에게 의존하지 않은 채 스스로 모든 것을 새롭게 개척해나가는데 대한 뿌듯함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고 흐믓해 했다.

대부분 자녀가 귀농한다고 하면 사실상 선뜻 반기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 대표 가족들은 적극적으로 응원해주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이태호 대표의 든든한 응원군 부친 이경식씨
이태호 대표의 든든한 응원군 부친 이경식씨

이 대표 부친 이경식(65)씨는 “도시에 살면 풍족하고 농촌에 살면 불행하다는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우리 가족들은 이 대표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 농가주택을 수리하면서 못을 박다 손을 다치더라도 위탁적인 정착이 아닌 스스로 개척해나가는 모습이 자랑스럽다”며 “방울토마토를 개발해냈듯이 핵가족시대에 맞게 농산물을 변형시켜 공급하는 등 농업은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농사라는 단순한 생각보다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는 개념으로 농업을 바라봐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가 귀농지로 홍성군 구항면을 선택하게 된 것은 지인의 소개로 홍성군귀농귀촌지원센터를 알게 되면서 부터이다.

이 대표는 “지역적으로 홍성을 택한 이유는 그냥 끌림이 있었다. 충청권에서 귀농지를 선택하기 위해 많은 지역을 방문하던 중 홍성군귀농귀촌학교에 입소해 귀농투어를 하며 구항면에 대해 알게 됐다”며 “작은 시골마을이지만 홍성군 중심지에 위치해 있어 사통팔달 교통이 편리하고 마을주민들이 정겹게 어우러져 사는 모습에 앞으로 홍동면에 이어 새로운 귀농귀촌의 메카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새 둥지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농가카페 ‘홍담’은 홍성에서 수확한 농작물과 과일 등을 주재료로 가공해 판매하고 지역청년들을 고용해 양질의 일자리 제공과 지역에서 창업 또는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도움을 주기위해 마련된 곳이다. 그런 의미에서 홍성의 모든 것을 담아내겠다는 이 대표의 마음을 담아 ‘홍담’이라 카페명을 지은 것이다.

이 대표는 “농가카페라는 개념은 농가식당에서 따와서 6차산업과 연동을 위해서 지어진 명칭이다. 담다라는 의미에는 우리 부부가 홍성에 와서 지역 및 마을을 위해서 함께 서로 도움을 주고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을 가득 담았다는 것에 조금 더 큰 의미가 있다.”며 “카페로 영업의 시작을 알리게 되었지만, 남녀노소 모두가 원하는 것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 만드는 것이 최종목표이다. 약 800여평의 공간에서 직접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커뮤니티 장소를 구성해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농촌농장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러한 부부의 마음을 아는지 지난 18일 카페 개업식에는 마을주민들 60여명이 참석해 응원과 함께 차 한잔씩 팔아주면서 매출도 올려줬다고 한다.

이 대표는 “귀농의 가장 큰 어려움이 원주민들과의 소통이 어렵다는 것을 많이 접하면서 마을 주민과의 관계형성을 위해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갔다.”며 “장날이 되면 과자랑 사탕, 뻥튀기 등을 사서 마을회관에 전해드리며 인사드리고 더운 여름에는 아이스크림을 사서 어른들에게 나눠드렸다. 어버이 날에는 마을 회관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노래도 부르면서 어우러지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지속적인 노력 끝에 마을 주민들은 자식처럼 예뻐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계시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귀촌한지 1년여가 된 지금, 초보농부로서 농가카페 쥔장으로서 갓 시작한 이 대표에게 그동안 결코 탄탄대로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막상 귀농해 터를 마련하는 동안 생각했던 삶과의 차이는 분명 있었을 것이다.

이 대표는 “제일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수입이 없다는 것이다. 정착을 위해 새롭게 개척하는데 모든 시간을 할애하다보니 별도로 일을 할 수 없었다.”며 “타 지역에서 귀농귀촌인들이 받을 수 있는 다양한 혜택을 알고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기도 했다. 아무런 연고없이 터를 잡고 시작하는 귀농귀촌인들에게 행정적, 금전적 지원이 좀 더 많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또한, 지금 이시각, 귀농귀촌을 꿈꾸면서도 망설이는 도시청년들에게 이 대표는 “귀농귀촌은 꿈이라고 전해주고 싶다. 모든 이들이 가지고 있는 꿈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상상만 하고 실행을 옮기지 못하고 포기했는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귀농귀촌의 꿈은 본인이 하기 에 따라서 안정적인 정착을 이룰 수 있다.”며 “청년이 귀농귀촌을 한다는 것은 일정 금액 이상의 수입이 있어야 가정을 꾸리고 내일을 위해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농업에만 의존하기 보다는 조금 더 시야를 넓혀서 자신이 가장 하고 싶었던, 잘 할 수 있는 일을 꿈과 연관시켜서 하게 된다면 성공적인 정착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눈앞의 이익을 쫓기보다는 사람 한명 한명의 관계를 형성하고 살아간다면 훨씬 더 돈독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도시의 삶과 농촌의 삶은 시간의 개념이 완전히 틀려진다. 도시의 경험은 하루, 이틀, 한달 짧게 가능한 부분들이나 농촌의 경험은 1년에 한번 밖에 되지 않는다.“며 ”감히 말하고 싶은 것은 귀농귀촌의 꿈을 가지고 있다면 무엇을 할것인가? 무슨 농작물을 해서 돈을 많이 벌것인가가 아니라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에서 시작하면 조금 더 빠른 실행에 옮길 수 있을 것이다“라고 귀농귀촌을 꿈꾸는 청년들을 응원했다.

그동안 먹었던 한끼의 식사 재료들이 실제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농사를 짓게되면서 알게됐다는 이 대표는 “이제는 그 한 땀의 노력의 결실을 밥상에 올려주신 이 땅의 모든 농부들에게 감사드리며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바란다.”고 밝고 희망적인 미소와 함께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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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2019-10-21 16:38:02
앞으로 하시는 모든일들이 잘~~~
기원드립니다 ^^
구항 오봉 김영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