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예운동으로 시작된 디카시, 문학한류로 세계에 알리다.
지역문예운동으로 시작된 디카시, 문학한류로 세계에 알리다.
  • 이은주 기자
  • 승인 2021.09.1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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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디카시 주창자 이상옥 시인

언어 예술이라는 시의 카테고리를 확장한 멀티 언어 예술, 디카시.

디카(디지털카메라)와 시(詩)의 합성어인 디카시는 2004년부터 경남 고성에서 지역 문예운동으로 시작됐다. 디카시는 2016년에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에 문학용어로 정식 등재되었다.

2018년에는 검정 중고교 국어교과서와 2019년 개정판 창비 고등학교 교과서 ‘언어와 매체’에 디카시 작품이 수록되었다. 또한, 2019년 6월 전국모의고사 고2 국어 시험문항에 공광규 시인의 디카시 ‘수련 초등학생’과 함께 디카시 창작 관련 지문 제시형 문제가 출제되기도 하여 그 저변이 날로 확장되고 있다.

더욱이 디지털 시대의 최적화된 새로운 시 장르로 평가받으며 한국을 넘어 미국과 중국, 인도네시아, 인도 등 해외로도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이 한국의 새로운 문예장르 디카시가 문학한류로 세계에 확산될 수 있었던 것은 디카시 주창자인 이상옥 시인의 노력 덕분이다.

이상옥 시인은 창신대 문예창작과 교수, 중국 정주경공업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창신대 명예교수, 계간 ‘디카시’ 발행인, 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 국경없는 디카시인회 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 15일, 홍성군문화특화사업단에서 실시한 디카시 공모전 심사를 위해 홍성을 방문한 이상옥 시인을 만났다.

2004년 이상옥 시인은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 적응해 문자시가 아닌 영상과 문자를 결합해 멀티 언어에술고 새롭게 독자들에게 전해야 겠다는 생각에 디카시를 착안하게 됐다.

이상옥 시인은 “스마트폰보다는 디지털카메라가 더 많이 보급되어 있을 당시 문창과 교수로서 '디카시'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새로운 문학콘텐츠 발굴을 위해 실험한 것이 결과적으로 오늘의 디카시라는 장르를 탄생하게 했다.”며 디카시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이후 이상옥 시인은 2004년 4월부터 6월까지 두달여동안 만든 50여편의 디카시 작품으로 최초의 디카시집 ‘고성가도’를 발간했다. 시집발간 후 디카시 마니아라는 온라인 카페를 개설해 온라인 중심으로 지역문예운동을 시작해 현재 회원수가 1900여명에 달한다.

이상옥 시인은 “문학은 발표할 수 있는 지면이 있어야 한다. 2004년 시집발간하고 고성 중심으로 디카시 운동을 시작해 2005년 디카시 개인전도 열었다. 2006년에는 디카시 마니아 비정기 간행물을 창간해 2007년 정기간행물로 발간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경남 고성이 발원지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장산숲에 발원지 표지판도 세워졌다. 고성군에서 지원을 받아 2008년 경남고성 디카시페스티벌을 전국행사로 개최한 후 2016년부터 국제디카시 페스티벌로 격상해 개최되고 있다.

SNS시대를 맞아 남녀노소 사진찍고 쓰는 멀티언어로 소통하는 것이 활발해지면서 멀티미디어 시대 최적화된 양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고성을 알리는 새로운 브랜드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상옥 시인이 대표를 맡고 있는 한국디카시연구소가 주관하는 공모전만 해도 △경남 고성국제디카시공모전 △이병주 하동국제문화제 디카시공모전 △황순원 디카시공모전 △오장환 디카시신인문학상공모전 △이형기 디카시신인문화상공모전 △중국대학생디카시공모전 △인도네시아 디카시공모전 △뉴스N제주신춘문예 등 본격문학은 물론 생활문학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이상옥 시인은 “영상글 쓰기가 보편화되어 있지만 예술적 글쓰기로 끌어올린 것이 디카시다. 스마트폰 내장 디카로 찍고 짧게 언술하여 SNS나 종이책 등으로 소통하는 것의 대명사로 디카시라는 이름이 불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디카시를 쓰는 분들조차도 명확한 개념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지역문예운동으로 시작된 디카시가 경남을 넘어서 한류로 해외에 알려지면서 문학한류로 한국어의 세계화까지 꾀하고자 하는 글로벌 디카시의 비전을 이뤄내고 세계 최고의 아이티 강국 대한민국에서 발원한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시양식인 디카시의 정체성 확보를 위해 디카시의 양식적 특징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상옥 시인은 “한국디카시시인협회 부설 국경없는 디카시 시인회 소장을 맡아 미국 시카고와 뉴욕, 중국 칭타오, 상해, 연변, 연길 등 세계적으로 조직으로 영역을 확장시키기 위해 국제적인 조직화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홍성군문화특화사업단은 지난해에 이어 역사와 문화 등 홍성의 정체성을 담은 ‘문화도시 홍성 디카시 공모전’을 개최해 총 443개의 작품이 접수되는 등 디카시를 통한 홍성의 우수한 문화관광자원을 널리 알려 문화도시 홍성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홍성출신 이정록 시인의 '당신이 오신다기에' 작품이 제13회 경남 고성 국제디카시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시상하는 제6회 디카시작품상에 선정된 바 있다. 

이정록 시인과 함께 홍성군문화특화사업단에 접수된 디카시 작품을 심사한 이상옥 시인은 “디카시가 고성에서 지역문예운동으로 시작됐듯이 간략하면서도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해 지역을 부각시킬 수 있다.”며 “사업단에 접수된 작품을 심사해보니 타지자체 공모전 못지않게 작품성도 우수하고 문학 지망생들의 열의가 대단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사업단과 협약을 체결해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을 ‘시와 경계’ 문예지에 등단할 수 있도록 해 홍성이 디카시를 통한 문화도시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홍성군문화특화사업단에서 개최한 디카시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여하정 왕버들'. 오랜 세월 견뎌온 시간들에 대한 표현이 좋으며 고통과 나무의 연결이 매우 돋보인다는 호평을 얻었다.
지난해 홍성군문화특화사업단에서 개최한 디카시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여하정 왕버들'. 오랜 세월 견뎌온 시간들에 대한 표현이 좋으며 고통과 나무의 연결이 매우 돋보인다는 호평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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