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독립영웅 흉상 이전 방침에 홍성군민 '분노'
육사 독립영웅 흉상 이전 방침에 홍성군민 '분노'
  • 이은주 기자
  • 승인 2023.08.2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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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좌진 장군 고향 홍성 군민들 "우리고장의 위인과 역사를 짓밟는 것"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 교내에 설치된 홍범도·김좌진 장군을 비롯한 독립군·광복군 영웅 5인의 흉상 이전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강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홍성군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홍성군 갈산면은 백야 김좌진 장군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군은 그동안 청산리전투에서 3만여 명의 일본군을 대파하며 승리를 이끈 영웅 김좌진과 노비문서를 불태워 노비를 해방시키고 호명학교를 설립하는 등 애국애민정신을 실천한 인간 김좌진의 뜻을 기리고자 다양한 선양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군민들은 국방부의 방침을 두고 역사를 짓밟는 것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홍성군민 박형선씨는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답답하고 화가 난다. 충절의 고장 홍성군민의 한 사람으로 우리고장의 위인과 역사를 짓밟는 것이다"라며 "지역정치인들과 지자체 차원에서 군민서명운동 등 적극적으로 나서서 항의를 표시하고 막아야 한다"고 분개했다.

또 다른 주민 이강학씨는 "참 치졸한 정권 연장 일환으로, 국면 전환용 미끼다"라며 "북풍보다 더 교활하고 악랄한 수법이다. 가장 민감한 부분을 건드려 여론을 호도하려한다. 통탄할 일이다"라고 분노했다.

이외에도 주민들은 "정부가 역사를 뒤안길로 몰아가고 있다", "홍성군에서 적극적으로 항의해야 한다. 김좌진 장군의 정신은 홍성군의 상징이다", "역사의 오점은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등 분노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좌진 장군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애국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성역화사업과 호명학교 복원 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홍성군의회 김덕배 의원(국민의힘)은 "사전에 국민적 여론 수렴도 없이 느닷없는 철거소식에 황당하다. (흉상이전이) 철회되지 않고 강행된다면 김좌진 장군 흉상을 홍성군에서 소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홍성군 차원에서 후속조치가 필요하다. 김좌진 장군 흉상을 홍성군에 있는 생가 기념관에 모셔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선경 의원은(더불어민주당) "김좌진 장군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지자체로서 반드시 막아야한다"라며 "기념사업회와 주민들과 연대해서 서명운동과 함께 육사 앞에서 반대시위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종찬 광복회장은 이종섭 국방부장관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없으면 국방장관자리에서 퇴진하는 것이 조국 대한민국을 위한 길"이라고 충고했다. 

이 회장은 "백선엽 장군이 한국전쟁에서 쌓은 공훈은 평가절하하지 않고 높이 평가한다"라고 전제한 뒤 "독립영웅 다섯 분의 흉상을 없애고 그 자리에 백선엽 장군이나 그런 류의 장군의 흉상으로 대치한다면 우리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와 함께 광복회는 성명서를 통해 "이번 독립유공자 흉상 철거를 시도한 주체와 배후인물들, 그리고 철거 시도 이유와 배경에 대해서도 국회차원의 진상규명을 요청한다"며 "여야 정치권을 떠나 이번 '철거시도' 행보는 국군의 역사를 왜곡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우리 독립유공자와 후손들에게 독립운동가에 대한 모멸감을 심는 행위로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광복회는 이번 독립유공자 흉상 철거 시도가 최근 일련의 독립운동 역사를 폄훼하는 반헌법적 행태와 무관하지 않는 일로 보고 있으며, 개탄스럽고 매우 우려되는 '독립운동 흔적지우기'로 인식한다"며 "광복회는 이번 육사 교정내 흉상 철거시도 행위에 대한 정부 측의 분명한 해명, 국회차원의 진상규명을 예의주시하며, 향후 행보를 논의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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