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 아이를 뙤약볕으로 내몰았나?
누가 이 아이를 뙤약볕으로 내몰았나?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7.07.2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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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 이기심에 폭염 속 내포 열병합발전소 반대 피켓 든 어린이

지난 25일 유치원 방학을 맞아 엄마를 따라 나온 김주하(7) 양은 고사리 손으로 피켓을 들고 엄마와 함께 열병합발전소 반대를 요구했다.

내포신도시 열병합발전소 건설 논란이 지역사회 전체로 확산되고 있지만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가만히 있어도 숨이 막힐 정도로 무더운 폭염 속에 충남도청 앞에서 열병합발전소 건설 반대 피켓을 들고 서있는 7살 여아의 모습이 기자의 눈에 씁쓸하게 비쳐진다.

내포신도시 젊은 엄마들 10여명은 지난 5월 공청회 이후 두달 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도청 앞에 나와 열병합발전소 건설 중단을 요구하며 피켓 침묵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장기간 이어지는 시위로 인해 지칠 만도 하지만 엄마들이 피켓을 직접 제작하고 우천 시나 폭염 속에서도 시위를 이어가는 것은 내 아이가 깨끗하고 청청한 곳에서 살아가길 바라는 단 한가지 절실한 이유다.

지난 23일 유치원 방학을 맞아 엄마를 따라 나온 김주하(7) 양은 고사리 손으로 피켓을 들고 엄마와 함께 열병합발전소 반대를 요구했다.

언제나 아침이 되면 엄마에게 피켓을 가리키며 오늘은 안가냐고 물어본다는 주하 양.

엄마 김동현(39)씨는 “아이 때문에 시위에 참가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아이가 없었더라면 아마도 지속적인 시위를 하지 못했을 것 같다. 모두들 많이 지쳐있는 상태지만 한 사람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주민들 의사를 전달한다면 언젠가는 해결이 될 것이라 믿는다”며 “충남도와 안희정 도시자는 내 아이의 건강을 위협하는 열병합발전소 건설을 중단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내포신도시 집단에너지 시설은 신도시 주민들의 열공급을 위한 시설이 주 목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주민들은 전기생산 없는 열공급을 위한 시설외 건설을 반대한다는 입장이고 사업자는 사업 타당성을 위해 열공급 외에 발전시설도 가동해야 한다는 팽팽한 입장 속에서 자칫 어른들의 이기심이 아이의 동심을 멍들게 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든다.

안희정 도지사는 2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열병합발전소 논란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안 지사 “열 공급 방식 재검토 등 주민 불편 최소화“

이런 상황에서 안희정 도지사는 2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열병합발전소 논란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내포신도시 열병합발전소 건설 논란에 대해 안 지사는 무엇보다 주민불편 최소화가 최우선적으로 열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다각적인 검토를 하겠다고 밝혔다.

안 지사는 “열병합발전소와 강정리 석면 폐기물  등 각각의 사업이 지니고 있는 공익적인 부분이 있다”며 “공익을 잘 지켜내기 위한 것이 도지사의 책무”라고 전제한 뒤 “이명박 정부 당시 중앙정부 방침에 따라 열병합 발전 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열 공급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주된 고민으로 에너지공급 방식 조절을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민들의 반대가 심한만큼 사업자의 경제성 재검토와 산업통상자원부와의 재논의를 통해 다른 열공급 방식이 없는지 모색해 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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