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간 답보상태 한성준 춤 전수관&박물관 조성...대체 언제?
16년간 답보상태 한성준 춤 전수관&박물관 조성...대체 언제?
  • 이은주 기자
  • 승인 2023.10.16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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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배 의원, “조속 추진, 민족예술의 전통 이어나가야”
이용록 군수, “전수관&박물관 건립 요건 부족으로 어려워”
한성준의 급제춤(1938년). 사진출처-연낙재
한성준의 급제춤(1938년). 사진출처-연낙재

홍성군 갈산면이 고향인 한국 근대 전통춤의 아버지‘ 한성준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홍성을 전통 민속무용을 계승 발전시키기위한 한성준 춤 전수관 조성사업이 지지부진한 채로 답보 상태다. 이에 조속히 한성준 춤 전수관&박물관을 조성해 홍성군을 우리나라 전통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도약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홍성군립무용단 설치 및 운영 조례’ 제1조는 ‘한성준 선생의 업적을 기념하기 위함’이라는 조례의 목적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홍성군의 대표 인물 여섯 가운데 아직까지 선양 시설이 없는 인물은 한성준 선생이 유일하다.

홍성군의회 김덕배 의원이 군정질의를 위해 준비한 자료에 따르면 2007년 군에서 한성준 춤 전수관 건립을 위해 갈산초등학교 가곡분교 부지 1만2천㎡를 매입하였으나, 이후 16년이 되도록 사업은 아무런 진척이 없이 답보 상태에 빠져 있다.

그 사이 한성준 춤의 전수자이자 무형문화재 보유자인 이애주 교수는 고인이 되었고, 중앙정부의 방침 변경으로 전수관 조성 사업이 지방이양사업으로 전환됨에 따라 차후에라도 국비 보조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전수관을 건립하기 위해선 한성준 춤을 전수받은 2명 이상의 무형문화재 보유자들이 시설에 입주해야 하는데, 총 7분 중 2분은 이미 고인이 되었고 나머지 5분 모두 고령이다. 이는 전수관 조성을 하루라도 빨리 서둘러야 하는 현실적인 이유다.

이에 김덕배 의원은 지난 12일, 제299회 임시회 군정질의를 통해 “이제는 우리가 선생이 힘들게 지켜낸 민족예술의 전통을 체계적으로 이어 나가야 한다.“며 ”하루빨리 ‘한성준 춤 전수관 조성사업’을 추진해 선생이 남긴 유산이 사라지지 않고 후대에 물려줘야 한다. 이는 전통을 잇는 민족적 당위이자 현 세대의 역사적 사명일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K팝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국가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요즘, 전 한성준 선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를 돌아보며 ‘우리 스스로 한성준 선생의 업적을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집행부에서 ‘한성준 춤 전수관 조성사업’을 추진할 의사가 있는 것인지, 사업이 추진되지 못한 원인을 파악하고 대응책을 마련한 적이 있는지, 또한 한성준 춤 전수자들의 전수관 입주를 설득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궁금하다.”라고 반문하며 “만약 현재 무계획이 그저 현상 유지라면 집행부 의무의 해태이자 책임감의 상실이다. ‘한성준 춤 전수관 조성사업’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이며, 우리 홍성군이 꼭 이루어야 할 사명이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용록 군수에게 ‘한성준 춤 전수관 조성사업’이 지금까지 진척되지 않은 이유와 난관이 있다면 극복 방안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질의했다.

이용록 군수는 “한성준선생의 공연예술사적 업적과 예술정신을 선양하기 위한 전수관&박물관 건립의 당위성은 충분하나 전수관&박물관 건립을 위한 구비요건(유물 및 전수자 확보 등)을 충족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수관은 무형문화재 보유자 입주(2개 종목 이상), 인력(문화예술교육사), 건립타당성 용역은 사전절차 이행 필수사항으로 ‘문화재청 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 건립 지원 사업 지침’에따라 한성준 춤 계승을 위한 무형문화재 보유자가 반드시 입주해야 하나, 현재 관내 전수자가 없는 실정이다.”라고 답변했다.

군에 따르면 박물관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 자료수량(60점), 인력(학예사), 시설(전시실, 수장고, 사무실 등) 요건을 충족하여야 하나, 현재 보유 유물(LP판)은 22점으로 추가 확보가 필요하다.

이 군수는 “춤 박물관이 단순 전시기능이 아닌 실질적인 운영 및 공연 등을 위해서는 유물 외에도 한성준 춤 전수·교육 계획이 동반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현실 여건 반영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용역, 설립타당성 사전평가 등 행정 절차 이행과 동시에 한성준 춤 전수 보유자의 협의를 병행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성준 선생은 1875년 홍성군 갈산면에서 태어나 1941년까지 활동한 판소리 명고(鳴鼓)이자 명무(名武)이다. 우리나라 무용계에서는 ‘한국 근대 전통춤의 아버지’로 통하며 홍성군의 대표적인 위인이다.

일찍이 10대 때부터 춤과 장단 공부를 하며 예인의 길로 들어섰던 한성준 선생은 30대 중반에 이르러서는 조선 명창들의 북장단을 도맡아 치며 명고수의 반열에 올랐으며, 한말 고종의 부름을 받아 기예를 선보인 뒤 참봉(參奉)이라는 벼슬을 하사받기도 했다.

한성준 선생은 1938년 ‘조선음악무용연구소’를 설립하고 전통춤을 복원함은 물론 창작하고 후진을 양성하는 데 남은 여생을 바쳤다. 이는 일제의 민족문화말살정책이 시행된 이후 소멸되어 가는 조선 춤을 되살리기 위함이었다.

이때 선생이 창안하고 집대성한 40여 가지의 전통춤은 ‘경향 한성준류 전통춤’이라는 큰 줄기를 형성해 오늘날까지 이르고 있다. 그중 ‘승무’와 ‘태평무’, 그리고 ‘학춤’은 국가 지정 중요무형문화재로 등록되어 현재까지 후진들에 의해 전승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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